한국일보

술 병

2016-09-22 (목) 08:03:13 이봉호 게이더스버그, MD
크게 작게
매끈하게 쭉 뻗은
긴 목 라인(line) 가냘픈 허리 곡선.
그 안에 담겨있는
맑은 눈물 대롱대롱 매달린 수정(水晶)알.
나를 들어 입맞춤하지 못하는 그대의 소심한
성격을 탓하며 내 분신에 입술을 맡기고 만다.
내가 서있는 자리마다 그대
한숨 어린 대화들과 부딪히는 즐거움
깜깜한 어둠 고여 있는 지루한 공간을 헹구어
낸다. 내 주위를 정돈시킨 채 나를 닮은 전령사의
입김이 헉헉 달아올라 솟구친 그대들의 체온은 점차 뜨거
워진다. 나를 향해 가슴을 열 때마다 뜨거워진 몸뚱이로 뒤척
이는 손놀림. 잽싸게 풀어 보이는 내 앞가슴 보려고 허리 굽히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간직하며 이미 넘어 버린 통정(通情).
비밀이 먹히지 않는 좌석마다 큰 하품이 포물선처럼 그려졌다가 사라
진다. 밝힐 수밖에 없는 진심어린 편린(片鱗)처럼 날카로웠다가 새벽녘
가까이 와서야 조용하게 사그라진다. 비로소 내 곁을 하나 둘 떠나며
잠시 별거 하고 싶은 그대들의 체취(體臭)에 거리낌 없이 굴복하고
만다. 아! 지금은 내가 죽도록 밉겠지만 내일이면 또 그리워 날
찾을 그대 허전한 마음들과. 내 날렵한 몸매와. 내 안에 톡
톡 톡 쏘는 눈물을 ……… 위 … 하 … 여 !!
거 ~ 언 ~ 배 ~ 건 ~ ~ 배 ~ ~

<이봉호 게이더스버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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