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가위

2016-09-15 (목) 08:21:07 이경주 애난데일,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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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가슴 같은
휘영청 둥근달
달아 비춰라
천만리 바다 건너 고향 땅에도
객창에서 바라보는 한가위 보름달

반달을 익반죽 해
깨, 대추, 팥, 쑥, 송기 소 넣어 송편 만들고
햅쌀로 신도주(新稻注) 담아
홍동백서 어동육서 정성으로 차례하고

밤, 잣, 호두, 땅콩 부럼 까고
한가위 빔 차려입고
산봉에 기어오르는 보름달에
무병장수, 가화만성, 시집장가
모든 소원성취 기원하고
달집 태워 액운 쫓고
아낙네들 둘이둘이 손잡고 강강술래
남정네들 모래판에 샅바 잡고 자웅 겨루고
소싸움 닭싸움 흥 돋워 즐겨하며
객지 나간 자식들 돌아와
일가친척 모여 앉아
세세연년 풍년기원
農者天下之大本 깃대 앞세워
상쇠소리에 상모 돌리며 농악 소리 진동하며
동네방네 평화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저 달
고향땅도 비추겠지
내 고향 38선 넘어 북한 땅 함경도
고향 빼앗긴 지 70여년
바위 이끼 된 향수
오호라 격세지감(隔世之感)이로다

<이경주 애난데일,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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