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생각지도 않게

2016-09-11 (일) 11:12:03 김선 / 워싱턴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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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않게 내 렉서스가 전파(全波)되었다
추억들, 함께 한 향기, 모두가 한꺼번에 날아가 버렸다
외계에서 돌진한 방심이
소중한 내 꿀단지를 박살내 버리다니
그 곳은 “얘 고맙다”라는 아버님 음성이 들리는 곳,
흐뭇한 어머니 눈빛이 아직도 어리는 곳,
그 강가, 에덴의 식탁이었다고나 할까?

어림도 없는 보상금으론
그 차를 대신할 수 없어 단념하고 있었는데
동생이 차를 사준다고 한다
아니 차와 타이틀을 가지고 왔다
돈을 준다고 해도 받질 않는다
나는 그들 부부에게 말했다. 나로 인해
그 가정을 깨고 싶지 않다고, 그러니 부족하지만
내 성의의 돈이니 받아달라고.
그러나 강하게 사양하며 제수 씨 하는 말
“애들 아빠는 형님이 편하셔야지 본인 마음이
편한 사람이에요 편한 맘으로 드리는 것이니
편히 받으세요”

생각지도 않게 새 차가 생겼다
혈로(血路)를 타고 오는 당신 선물
당신 음성이 들리는 차
당신과 함께 달리는 차

<김선 / 워싱턴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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