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더스 지지층 달래기 ‘오바마 3기’ 구축 목적도
▶ 금주 일정 취소하며 연설문 준비에 매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년 만에 민주당 전당대회에 찬조연설자로 등단해 '힐러리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의 선봉에 선다.
오바마 대통령은 27일 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농구경기장인 '웰스파고 센터'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 행사에서 연설한다.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 후보 시절인 2004년 7월 민주당의 보스턴 전당대회에서 존 케리 당시 대선후보를 위해 연설한 이후 12년 만의 지원연설 무대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이 전당대회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4번째이지만, 2008년과 2012년은 자신의 대선후보 수락연설이 목적이었다.
'연설의 대가'인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치열한 대선후보 경쟁을 벌였고, 이후 오바마 외교를 책임진 국무장관으로서 한솥밥을 먹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백악관 행(行)을 견인할만한 명연설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기조연설 무대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도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기조연설 '한방'으로 백악관까지 탄탄대로를 걸은 188년 역사의 민주당 전당대회가 낳은 최고의 스타 정치인이다.
2000년 민주당 전당대회 때는 행사장 입장 비표도 얻지 못할 정도로 무명이던 그는 2004년 전당대회에서 빼어난 기조연설로 주목받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를 발판으로 그해 11월 상원의원에 당선된 그는 불과 4년 후 곧바로 대선에 출마해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미 일간지 USA투데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찬조연설에 '삼중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했다.
공화당의 전당대회 효과로 도널드 트럼프에게 밀리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나와 위기에 처한 클린턴에 힘을 보태는 것과 더불어 경선 결과에 반발해 원심력을 키우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층을 민주당 울타리 안에서 결속하는 역할이 그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8년 임기 동안 이룬 '업적'이 훼손되지 않기 위해서는 '오바마 3기' 성격의 차기 정부가 탄생해, 정책적 연속성을 가져가도록 하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2차 대전 이후 미국 현대정치에서 사실상 '세 번째 임기'를 가진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몇 주 동안 찬조연설 준비를 해왔고, 특히 금주 들어서는 몇몇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매진했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