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잡았던 우승컵 내준 충격에
▶ 팬도 경찰도 업주도 ‘허탈’

19일 NBA 최종전이 끝난 뒤 텅 빈 오클랜드 다운타운의 모습. 일부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믿을수가 없습니다"(Unbelievable)
화려한 불꽃과 음악을 곁들인 밤샘 축제를 준비하던 베이지역 주민들은 종료 부저와 함께 큰 충격에 빠졌다.
NBA 파이널 7차전 경기가 펼쳐진 19일 저녁, 팬들의 허탈한 마음을 대변하듯 SF와 오클랜드 시청 앞과 주요 거리는 적막이 흘렀다.
커리의 3점슛이 빗나가며 실낱같은 희망조차 사라지던 경기 막판 입고 있던 워리어스 티셔츠를 벗어던진 김모군은 “1년 내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워리어스가 다 받았지만 역사 속 승자의 이름은 캐벌리어스로 기록될 것”며 한탄했다.
승리와 함께 ‘대목’을 기대하던 손길 역시 예상치 못한 결과에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시청앞 광장 인근에서 바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우승 특별 프로모션 등을 준비하고 평소에 비해 종업원 수를 늘렸지만 모두 허상에 불과했다”며 “오히려 평소보다도 손님의 발길이 덜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란의 축제’에 대한 경계를 위해 출동한 경찰들 역시 ‘분노의 폭동’을 대비하기 위해 현장을 지키면서도 씁쓸한 표정을 감추질 못했다.
14가와 브로드웨이 교차로를 지키고 있던 한 경관은 “다운타운 일대를 중심으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블록마다 경찰들이 투입됐다”며 “우리도 즐거운 분위기 속에 임무를 수행하길 바랐다. 마음이 무거운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20일 오클랜드 경찰국에 따르면 우려됐던 경기와 관계된 폭행, 치사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오라클 아레나 내부에서 팬들과의 다툼 중 2층 경기석에서 추락한 인원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한 듯 공원 곳곳에 위치한 코트에서는 밤늦도록 농구공 튀는 소리가 들리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클랜드 차이나타운 내 링컨 스퀘어에서 스테픈 커리의 이름이 적힌 저지를 입고 게임을 뛰던 한 소년은 “속상해서 나와 보니 나와 같은 마음으로 농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지치도록 땀을 흘리고 나니 조금은 후련하다. 졌지만 그래도 커리가 최고”라고 애써 웃음을 보였다.
도시 랜드마크에서 비춘 황금색, 파란색 불빛이 그 어느때보다도 팬들의 가슴 한 쪽을 아리며 예상밖의 하루가 저물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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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