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국이냐, 내년 다시 신청이냐 고민 또 고민
▶ 남는다 해도 체류신분 유지방법 만만찮아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 한인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한인 김모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작년 취업비자(H-1B) 추첨에서 탈락한 뒤 백방으로 알아본 끝에 가까스로 J1비자(교환방문 비자)를 발급받아 1년여 신분연장에 성공했지만 또다시 30%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씨는 “이미 체류신분이 끝나고 30일의 출국유예(Grace Period)기간이 시작된 상태”라며 “또다른 방안을 마련할 수 없어 일단은 한국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초 영주권 신청을 한 뒤 1차 심사를 기다리는 김씨의 경우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편. 그는 빠르면 11월 다시 미국땅을 밟을 수 있다.
OPT(유학생 실무연수 프로그램) 기간을 모두 소진하고 취업비자 심사 대상에도 들지 못한 송모(33)씨는 캐나다로의 이직을 결심했다.
송씨는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어 나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다”며 “운이 좋아 일단 토론토에 직업을 찾긴 했지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미국을 떠나게 돼 영 씁쓸하다”고 하소연했다. 송씨는 내년 다시한번 미국 취업비자에 도전할 계획이다.
역시 취업비자 탈락의 고배를 마신 유학생 이모(25)양은 ‘매브니’ 프로그램을 통한 미군입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양은 “군입대를 통해 시민권을 획득하고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주변 친구들도 꽤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박모(27)군은 “더 나이를 먹기 전에 새출발을 하는 것이 낫다. 언제까지 신분적 불안감에 떨며 살고 싶지 않다”며 아예 귀국을 결심했다.
이처럼 올 해 취업비자 추첨에서 탈락한 유학생들은 미국에 체류할 것인지 한국으로 귀국할 것인지를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H-1B 추첨에서 탈락한 OPT 유학생이 합법적으로 미국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닫혀 있어서다.
내년을 노리는 인원들은 김씨와 같이 J비자로 우회하거나 다시 학교로 돌아가 학생신분을 유지하며 시간을 벌지만 또다시 적은 확률과 싸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특히 유학생들이 취업비자를 취득하기 전까지 사용하고 있는 OPT 프로그램은 미국 기업에 취업하려는 유학생들의 실무 연수 프로그램과 같아, 연수목적이 강한 J비자를 다시 취득하기는 쉽지 않다.
OPT 기간 연장이 가능한 STEM 분야 전공자가 아니라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진다. 더 이상 OPT 기간 연장이 불가능해 학생비자 신분을 유지하는 등 체류신분 유지 방법이 없다면 OPT 기간이 만료된 후 2개월이 되기 전까지는 미국을 떠나야 한다.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취업비자 쿼터 부족난이 계속되면서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서도 미 기업에 취업하기가 어려운 것은 한미 양국 정부의 반복되는 다짐 속에서도 한국인 전용 취업비자제도가 수년째 도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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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