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5세·유학생 ‘우울한 졸업시즌’

2016-06-11 (토) 조진우·이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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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기업 벽 높고, 스폰서 찾기 어렵고…

이공계 필수인력 외
갈수록 채용규모 축소
군입대·한국행 택해

#지난해 퀸즈칼리지를 졸업한 미 시민권자 이모(25)씨는 지난 한해 동안 미국계 중형 회사들에 취업하려 노력했으나 주류 사회의 보이지 않는 취업 장벽을 실감해야 했다. 이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취업이 될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가족들과의 오랜 논의 끝에 오는 12월 육군에 입대해 새로운 기회를 찾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지난달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SVA)를 졸업해 현장취업실습(OPT) 신분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 이모(30)씨 역시 아직까지 비자 스폰서를 해준다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귀국을 고려하고 있다. 이씨는 “시민권자도 입사가 힘든 상태에서 유학생 취업 장벽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OPT 취업 장려 기간인 90일 이내 직장을 구하지 못한다면 결국 한국으로 귀국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졸업시즌이 끝나고 한인 청년들이 대거 취업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한국 유학생은 물론 1.5세 및 2세 등 미 시민권자들의 구직난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전문가들은 미국 채용시장이 경기 침체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탁월한 인재가 아닌 경우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있으며 이공계 전공이 아닌 한국유학생의 경우 취업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같은 기업의 채용 감소는 점차 하향되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따른 것으로 기업 순이익이 감소함에 따라 인건비를 최소화 시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한인 기업 취업담당자는 “기업들이 수익이 점차 감소함에 따라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기업들은 정말 꼭 필요한 인재가 아니라면 채용을 축소하고 가용 인력을 총 동원해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취업 담당자는 “미국 시민권을 보유한 구직자도 충분한 상태에서 기업들이 비자를 스폰서하며 한국 유학생을 채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한국 유학생의 경우 이공계 분야의 특출한 성과가 있는 지원자가 아니라면 채용이 진행되기 어려운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전했다.

한국 유학생들의 경우 미주 채용시장이 축소됨에 따라 졸업 후 OPT 기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귀국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뉴욕주립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조모(28)씨는 “유학생 신분으로 임금이 낮은 한인 기업에 취업하는 것 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유학생들도 시간을 버리지않고 바로 귀국해 한국 기업 입사준비에 나서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기초적인 생활물가도 비싸기 때문에 적은 임금으로 버티며 경력을
쌓는데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의 경우 졸업과 동시에 군 입대를 준비하는 경우가 증가했으며 이는 군복무 기간을 통해 고용시장 안정화를 꾀함과 동시 국가에 봉사한 경력을 살려 군복무를 우대해주는 주류 기업 입사가 가능해 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잡코리아·차이나USA의 브랜든이 대표는 미 전역의 고용불안정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경기가 회복되는 내년부터 차츰 안정세에 돌입할 것으로 예견된다
고 전망했다. A1

<조진우·이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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