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개 재외공관 사이트에 긴급 연락처 없고 수감자 면회 절반도 안돼 보호업무 ‘소홀’
한국 재외공관에서 사건·사고 발생 때 영사서비스가 필요한 한인들에게 관련정보 제공이 부실하게 이뤄지는 등 재외국민 보호에 소홀한 문제점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한국 감사원이 지난해 11월1일부터 12월4일까지 진행한 ‘재외국민 보호 등 영사업무 운영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주호놀룰루 총영사관, LA 총영사관을 비롯해 72곳의 재외공관 홈페이지에 대한 접근성 및 사건·사고 대응성을 점검한 결과 온라인 웹사이트에 응급상황 발생 때 긴급 연락처를 게시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는 등 재외국민 보호업무가 다소 소홀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 보고서는 재외공관의 홈페이지는 사건·사고를 당하거나 영사서비스가 필요한 재외국민들에게 관련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재외국민이 원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사건·사고 피해를 입을 경우 긴급 연락처를 온라인에서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접근성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방문객들이 증가일로에 있고 사건사고도 다발하고 있는 주호놀룰루 총영사관과 LA 총영사관과 뉴욕 총영사관 등 13개 재외공관의 경우 홈 페이지에 사건·사고 및 비상당직 연락처를 제공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다.
또 주호놀룰루 총영사관을 포함한 대부분의 재외공관이 홈페이지 상에서 관할 경찰서, 소방서, 한인회 등 현지 긴급 연락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응급상황 발생 때 재외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와 함께 재외공관이 억울하게 외국 교도소에 수감된 재외국민을 방치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해외에서 재외국민을 상대로 발생한 강력범죄 가운데 재외공관이 정확한 수사 진행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사건이 절반도 되지 않는 등 재외국민에 대한 관리에 심각한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감사원이 2012∼2015년 10월까지 151개 재외공관의 재외국민 면회현황을 조사한 결과 재외국민의 체포·구금사실을 인지한 2,968건 가운데 영사면회가 이뤄지지 않은 사건은 절반에 해당하는 1,275건으로 집계됐다. 또한 영사면회가 실시된 1,693건 가운데에서도 한 달 이상 면회가 지연된 사건도 147건으로 나타났다.
한편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모두 23건의 위법·부당·제도개선 사항, 그리고 1건의 모범 사례를 발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