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스펙이 아니라 솔직하게 배우고 싶은 분야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 것이 제가 꿈꿔왔던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웨체스터 카운티에 있는 어빙턴 고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윤명서 양은 아이비리그 대학 5곳으로부터 동시에 합격 통지서를 받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윤양이 합격 통지서를 받은 대학은 하버드를 비롯 프린스턴대, 펜실베니아대(유펜), 콜럼비아대, 코넬대 등. 특히 윤 양이 합격한 펜실베니아대학의 ‘분자생명 과학’(molecular life science) 아너스 프로그램은 매년 20명의 신입생만 선정할 만큼 입학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름만 들으면 아는 유수 대학에 모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윤양은 공부하고 싶어하는 생물학과 관련해 학창시절 꾸준히 참여했던 항생물질 관련 연구 활동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사실 여기서 나고 자란 코리안 아메리칸 학생들은 SAT은 기본이고 학교 오케스트라, 체육선수 활동 등 모든 것에 완벽하잖아요. 그것에 비하면 저는 극히 평범한 편이에요. 고교시절 1년 이상 콜럼비아 메디컬 센터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에 참여해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제출한 논문이 대학 입학의 열쇠가 된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참여 기회는 그냥 주어지지 않았다.
윤 양은 진로상담 교사에게 조언을 구해 60여곳 이상의 대학 연구기관에 일일이 편지를 보내 자신의 관심 분야와 연구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윤양은 프로젝트 결과물을 논문으로 작성해 입학 지원서와 함께 제출했다.
이전에도 스토니브룩대에서 진행한 여름과학 캠프에 참가해 직접 과학실험에 대한 흥미를 키우기도 했다. 7학년 때부터 참여했던 크로스컨트리 달리기 대회에서 참담한 실패를 했던 경험을 솔직히 적은 에세이도 도움이 컸다.
윤양은 "대부분 학생들이 에세이에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써야 한다고 생각 하잖아요. 대신 저는 중 • 고등학교 시절 교내 크로스컨트리 달리기 팀에서 매번 꼴등을 하면서 배웠던 인생의 교훈을 담았어요"라며 "꼭 1등을 하는 것이 인생의 성공이나 행복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스스로 성장해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바를 꾸밈없이 말한 것이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윤양은 앞으로 대학 탐방 이후 어느 학교에 진학할지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인체와 환경과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는 생물학을 전공하고 싶다는 윤양은 "어릴 때는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의료 환경이 취약한 니카라과에 봉사를 다녀온 후로는 전 세계 가난한 나라의 의료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일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며 "나의 지식을 이용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한 의료 체계 개혁과 의료 기기나 의약품 개발 등에도 힘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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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