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렌트비싸 도시속 유목민 증가
▶ 4-5천달러 렌트비 감당 안돼“더이상 못버텨” 타주 이주도
쿠퍼티노 거주 박모씨는 또 이삿짐을 싸고 있다.
1년 동안 2번에 걸쳐 주택 렌트비를 올렸기 때문이다.
쿠퍼티노의 경우 현재 내고 있는 렌트비의 몇 퍼센트까지 값을 올릴 수 없다는 렌트 컨트롤 규정이 없기 때문에 계약이 끝나면 집주인이 원하는 대로 렌트비를 올릴 수 있다.
박씨는 “최근 들어 렌트도 장기가 아닌 단기로 계약을 맺어주고 새 계약 때 마다 렌트비를 올리는 통에 더 이상 이 지역에 살수가 없다”며 “주택이나 아파트 렌트비가 싼 다른 도시를 물색 중에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박씨와 같이 지난 몇 년 새 베이지역 렌트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계약이 끝나면 400-500달러는 기본으로 올리는 바람에 싼 거주지를 찾아 헤매는 ‘베이지역 유목민들’이 크게 늘고 있다.
또 렌트 콘트롤이 있는 도시라고 해도 주거환경 및 시설이 괜찮은 아파트이 경우 5-6년 전부터 살던 사람과 최근에 이사 간 사람과의 렌트비 차이는 적게는 600-800달러 많게는 1,200-1,500달러에 달한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아파트 스튜디오의 현재 시세는 2,179-4,197달러에 달한다.
친구 1명과 함께 스튜디오에 거주하는 이씨는 “말이 2,000달러대지 실제로 그런 가격대는 찾아 볼 수 없다”며 “보통 3,000달러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직장에서 7만달러 정도를 벌지만 이 돈으로는 이 지역에서 혼자 살수도 없고, 더 이상 버티기도 힘들다”며 “그렇다고 살인사건이 난무하는 우범지대로 이사 갈수도 없는 노릇이다”며 긴 한숨을 쉬었다. 이씨는 “5월에 계약이 만료되면 이곳보다 싼 아파트를 찾아 이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작년의 경우 SF의 렌트비는 12.8%, 오클랜드 10.5%, 산호세가 11.3%나 각각 오르면서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밝힌 미 최악의 렌트 도시 순위 1, 2, 3위를 차지했다.
또한 아파트 렌트비 상승을 부추기는 2015년 공실률 조사에서 SF는 2.6%, 오클랜드 2.9%, 산호세 3.5%를 각각 나타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실률이 낮다는 건 그만큼 렌트하려는 사람들이 이 지역으로 몰리는 걸 의미한다”며“ 공실률이 낮아질수록 아파트 소유주들은 렌트비를 계속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를 데로 오른 렌트비에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산타클라라 거주 최모씨는 “혼자라면 아무데로나 가겠지만 가족과 애들 교육 때문에 중산층 동네를 찾으려니 버겁다”며 “아이 두 명에 11만달러 조금 넘게 버는 나 같은 중산층이 설 자리가 베이지역에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고 탄식했다.
그는 “렌트비로 월급의 60%이상이 나가는 구조에서 희망을 찾긴 힘들 걸로 본다”며 “가족과 나의 삶을 위해 타주로 이사 가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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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