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뭘 할지 제일 걱정이에요”
▶ 50대 실직후 ‘앞으로 30년’ 암담
노후준비 부족에 행복지수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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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하드웨어 엔지니어로 40대를 한껏 누렸던 산호세 김모씨는 50대에 접어든 최근 실직했다.
김씨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여기서 사업을 해야 하나 근심에 속이 타들어간다”면서 “50대에 직장을 잃고 나니 앞으로 30년, 고령화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암담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지난해 우수직원상까지 탈 정도로 회사의 인정을 받았었는데 하루아침에 단칼에 잘릴지 몰랐다”면서 “살벌하고 매정한 회사에 배신감이 들어 한동안 실의의 나날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젊은세대도 취업이 어려운 판에 50대가 재취업하기는 더 힘겹고, 선뜻 사업을 하자니 그동안 모아둔 돈 다 날릴까 걱정”이라면서 “1만달러가 넘게 들어오던 월급이 없어지면서 줄어드는 잔고를 볼 때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퇴직금, 연금도 있어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기반이 되지만 여기는 다르다”면서 “실직기간이 길어지면 사회보장연금도 손해를 보게 된다”고 답답해 했다. 김씨는 “갑자기 당한 실직으로 강제은퇴를 하게 됐다”면서 “아무런 준비없이 노후를 맞게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역시 엔지니어로 일하는 더블린 이모(52)씨도 “20-30대에는 연봉인상이 잘 이뤄지지만 40대로 접어들면서 거의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면서 “은퇴계획을 세우는데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도 회사에 붙어있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감원 공포가 몰아치고 있지만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려 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해고 통보가 이메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메일을 열어볼 때의 긴장감은 지옥을 다녀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1월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50대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대의 경우 퇴직 스트레스와 노후 준비 부족이 겹치면서 가장 덜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회보장연금 전문가들은 “한인 40-50대 연령층의 10명 중 8명은 뽀쪽한 은퇴대책이 없다”면서 “소규모 자영업자 비율이 높고, 직장연금을 제공하는 대규모 업체가 적은 것도 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소셜시큐리티 연금에만 의존하기엔 평균수명이 너무 길어졌고 생계비도 올랐다”면서 “기본생계가 불안한 노년은 행복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은퇴준비를 일찍 시작할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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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