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학교명, 시대와 맞지 않아!”

2016-02-25 (목) 04:00:38 신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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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명, 시대와 맞지 않아!”

노예소유주이자 남북전쟁시 남부연합군에게 군수품을 제공했다는 과거전력으로 인해 학부모들 사이에 개명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버클리 르콩트 초등학교.

시대흐름을 거슬린 학교 이름을 변경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팔로알토 학부모들은 우생학(우수 유전자를 보전하고 열등 유전자를 없앤다) 지지자의 이름을 딴 학교명 개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버클리 르콩트 초등학교 학부모들도 노예수호자, 유명과학자, 환경보호활동가인 르콩트(LeConte) 이름을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개명 움직임은 지난해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흑인교회에서 백인우월주의 청년의 총기난사로 9명이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이 사건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의사당에 50여년간 게양돼 있던 남부연합군기가 지난해 7월 공식 철거됐다. 남부연합기는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 존속을 주장하며 북부 연방군에 대항했던 남부연합군이 사용한 깃발을 일컫는다.


팔로알토 교육위원회는 우생학 지지자인 데이비드 스타 조던(David Starr Jordan)의 이름을 딴 조던 중학교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개명 의견을 받아들여 이달 안으로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그러나 스탠포드대 초대총장을 역임하고 장기간 시에라클럽 디렉터로 활동했던 조던의 이름을 딴 여러개 학교, 호수, 연구소 등의 이름이 있을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던 중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팔로알토 하이스쿨 11학년에 재학중인 애버리 피어슨은 “조던의 업적 평가는 편향돼 있다”면서 “무능한 아이들은 어떤 교육을 받아도 변화되지 않는다고 말한 그는 영향력있는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밝혔다.

또 유명 의사이자 지질학자, 자연보호론자인 조셉 르콩트의 이름을 딴 버클리 르콩트 초등학교도 노예소유주(slave owner)이자 남부연합군에게 군수품을 제공했던 그의 전력으로 인해 개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버클리 교육위원회가 개명 이슈에 대한 논의안을 아직 채택하지 않았으나 버클리 학부모들은 르콩트란 이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살리나스 티부시코 바스케즈 초등학교도 지난 1월 전쟁에서 잔혹함을 보인 그의 이름을 버리고 이탈리아 산 이름을 딴 몬테벨라로 학교명을 개명한 바 있다.

<신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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