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 11세 접영 1위 `영예...각종 수영대회 휩쓸어
신장 또래 중 하위 20% “한계극복 박태환 롤모델”
“힘이 돼주는 친구들의 응원 소리, 물속에서도 들을 수 있죠.”2014-2015 전미 접영 랭킹 11세 부분 1위에 오른 롱아일랜드 플레인뷰 올드 베스페이지 중학교 7학년 재학생인 김건우(사진•미국명 대니)군.
김군은 전미 수영 연맹이 발표한 2014~15년 시즌 200미터 접영 11세 부문에서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록은 2분26초97. 지난해 7월 주니어 올림픽에서 거둔 성적이다. 김군은 약 1000명의 청소년들이 속한 롱아일랜드 아쿠아틱 클럽 소속으로 각종 대회에 출전, 메달을 싹쓸이해오고 있다.
미동부지역 실력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스턴존(Eastern Zone)’ 대회에서 10살이던 2014년, 클럽 팀 기록을 10년 만에 갈아치우며 100미터 접영 1위에 랭크됐다. 주니어 올림픽에서는 10세 그룹에서 100미터 접영 1등, 100미터 평영 1등, 200미터 혼영 3등, 400미터 자유형 3위 등으로 종합 순위 3위에 올랐다.
당시 세운 100미터 접영 1분 12초 12의 기록은 주니어 올림픽 신기록. 주니어 올림픽은 14세 미만 선수들이 참가하는 뉴욕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회다. 이듬해인 2015년 주니어 올림픽에서는 400미터 릴레이 혼영 멤버로 선발돼 팀에 1등을 안겼으며 200미터 접영에서 거둔 2분26초97은 2014-2015 전미 랭킹 1위의 기록이 됐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약 400명이 참가한 지난해 NASA 챔피언십(NASA single age group championship)에서는 11세 그룹 200야드 접영에서 1등, 400야드 혼영에서 2등을 기록했다.
이같은 성적이 더욱 놀라운 것은 김군의 수영 경력이 고작 3년에 불과하기 때문.
세인트 루이스에서 롱아일랜드로 이주한 8세때 코치들의 끈질긴 권유에 따라 수영을 시작, 신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하지만 왜소한 체격은 김군이 넘어야 했던 산이다. 또래들의 평균 신장인 151센티미터에 비해 6센티미터가 작은 145센티미터로 하위 20%에 속한다. 같은 속도로 결승점에 도착해도 짧은 팔 때문에 아쉽게 2등을 차지한 것도 여러 번. 50미터나 100미터 보다 200미터 이상의 장거리 경기에서 1등을 더 많이 차지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같은 신체적 불리함을 극복하고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을 김군은 친구들의 응원 덕으로 돌렸다. 김군은 “턴을 할 때 친구들과 코치 선생님들의 응원 소리가 뚜렷하게 들린다”며 “그 소리를 들으면 더욱 힘이 나기 때문에 전혀 지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번 목표를 정하면 이루고야 마는 승부사 기질도 김군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다. 코치 선생님이 목표로 정해준 기록은 깨고야 마는 집념의 소년이다. 실제로 2015년 새해 첫날 존스 비치에서 전국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정한 뒤, 그해 여름 1위에 올랐다.
김군은 “이제 접영 뿐 아니라 자유형에서도 전국 1등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며 “다른 선수들에 비해 작은 키에도 올림픽 금메달을 딴 박태환 선수처럼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무대에서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영을 하면서 쌓이는 긴장을 그림을 그리며 해소한 지 1년, 김군은 그림의 매력에도 푹 빠지면서 디자이너의 꿈도 함께 키우고 있다. 학교 오케스트라 바이얼린 제1주자를 맡는 등 음악과 학업에도 뛰어난 김군은 김경완 백유숙 부부의 외동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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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