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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보다 ‘명품 인성’ 갖추는게 우선

2016-01-11 (월)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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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중·고교생 신년설계-‘대학·취업 성공=인생의 성공’생각은 곤란

▶ 더불어 사는 행복·책임감·윤리의식 중요

명문대보다 ‘명품 인성’ 갖추는게 우선

연초는 보통 자녀들이 학업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목표와 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다.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대화하는 가운데 꿈을 이루기위해 같이 힘쓸 필요가 있다.

새해 연초에는 대부분의 학교들이 개학하고 2학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에 좋은 시기이다. 따라서 연초에 학습·인생목표를 설정한다면 학교생활을 더 효율적으로 해나갈 수 있다. 먼 인생 길에서 학교생활은 베이스 캠프에 해당한다. 인생이라는 높은 산을 등정하는데 만약 베이스 캠프가 부실하면 등정이 흔들리게 마련이다. 베이스 캠프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등정 길을 성공적으로 오를 수도 있고 아니면 암초에 부딪힐 수 있다.

학교라는 베이스 캠프에서 대학입시를 위해 기초학력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커리어, 가치, 인생관 등을 견고하게 구축해야한다. 이 시기에 좋은 선생님과 친구를 만나 적절한 조언을 받고 멘토와 지속적으로 학업 및 인성 교육 등에 대해 적절한 방향 제시를 받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좋은 대학 나와서 번듯한 직장 잡고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 이상으로 사회 발전을 위해 공헌하고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돕기위해 커뮤니티 서비스 정신이 체질화 될 수 있도록 교육시킨다면 지성과 인성을 겸비한 자녀들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지난해 연초 아이비리그 명문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30대 아들이 렌트와 용돈 지원을 줄이려 한다는 이유때문에 부친을 총격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사건이 발생해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었다. 월스트릿의 헤지펀드 설립자인 토머스 길버트가 뉴욕 맨해턴의 아파트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했는 데 수사결과 아버지가 용돈을 줄인 데 이어 아파트 렌트 지원마저 중단하려 하자 격분한 아들 토머스 길버트 주니어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명문대 입학에 치중한 교육을 하다보니 가장 중요한 인성교육을 등한시 해 발생한 비극이었다.


■좋은 대학보다 사람교육 먼저

자녀들은 부모를 보면서 많은 점을 닮아간다. 대부분의 한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명문 대학을 나와서 좋은 직장을 잡고 안정된 생활을 하면 성공한 것이라고 여기기 쉽다. 자녀들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입시경쟁 속에서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하면 인생의 실패자라고 낙담하기 쉽다. 실제로 미국사회에서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학업 성적 혹은 원하는 대학에 실패했다고 간혹 비관 자살하는 사례들이 있다.

2010년에는 한 예일대생이 유서를 남기고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는 가 하면 지난 해 11월에는 자신이 지원했던 대학에 입학하지 못한 한인 남학생이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쏴 숨진 사건이 발행했다.

명문대에 입학해서 좋은 성적으로 졸업해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입사해 성공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인생의 가치관을 심어주고 남들과 협조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성을 길러주는 것은 더 중요하다. 따라서 부모와 자식의 진정한 관계는 부양의 의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인생을 살아가는 의미와 삶의 진정한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 평소에 꾸준한 대화를 통해 지도하는 것이다.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자녀는 성격과 여러 능력에 많은 변화를 일으킨다. 자녀가 명문대 진학에 성공했다는 점에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 사회에 진출해 책임감과 리더십을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 공부보다 먼저 인간이 되어야

자녀교육은 교과교육과 생활교육의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인성교육의 대부분은 일찍부터 가정에서 이뤄진다. 초등학생 자녀가 무엇을 알겠느냐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성적이 떨어졌다고 야단을 치기보다는 바른 생활을 하고 있는지 또는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만 강조하다가 정작 중요한 인간성을 상실할 수 있다. 문제 부모 뒤에 문제 학생이 있게 마련이다. 자녀에게 먼저 모범이 되는 것은 모든 교육의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1. 더불어 사는 행복을 가르쳐 준다

사회는 치열한 생존경쟁만이 존재하는 것만은 아니다. 대학 입학과 취직을 위한 치열한 선의의 경쟁은 당연히 존재하지만 사회는 강자나 약자나 모두 함께 살아가는 장소라는 사실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혼자서만 행복하게 잘 살겠다는 것은 이기적인 발상이다.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사회 공동체로서 의무를 다하고 남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의 정의를 자녀에게 가르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녀들은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바로 부모의 교육의 힘이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다.

2. 책임과 윤리의식을 가르친다

대부분의 경우 많은 학부모들이 좋은 대학에서 교육을 받으면 훌륭한 직장에서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이다. 정작 바라는 대로 좋은 직장이나 직업을 얻었을 때 자신이 갖게 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권한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제대로 삶의 가치관에 대해 가르쳐 주지도 않았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항상 도덕적인 책임의식을 시간이 날 때마다 어릴 때부터 생활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3. 부모는 자녀의 롤 모델이다

부부가 항상 사랑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고, 자녀와도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사회생활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즉 직장 혹은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상황이 어려울 때 문제해결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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