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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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터키 딜라이트(Turkish Delight)

2015-12-01 (화) 연주영( 웨체스터 씨드 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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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Narnia)의 왕국에는 늘 겨울이지만 크리스마스는 돌아오지 않는다. 나니아는 C.S. 루이스(Clive Staples Lewis)의 책인 나니아 연대(The Chronicles of Narnia)에 등장하는 마법의 나라이다.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The Lion, the Witch and the Wardrobe)은 나니아 연대기의 총 7 권중에서 어린이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책으로 제 2차 대전의 공습을 피해서 런던을 떠나 온 네 명의 아이들 피터, 수잔, 에드먼드, 루시가 우연히 찾은 옷장 속을 통해 상상의 동물의 나라로 가서 펼쳐지는 모험담이다.

그들은 나니아를 정복한 흰 마녀(White Witch)의 마법으로 늘 겨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아담의 아들과 이브의 딸’들이 나니아의 왕국을 다스리게 된다는 전설에 마녀는 에드먼드를 만나서 자신의 왕국에 왕자가 되라고 하면서 아이들을 없앨 계획을 세운다. 에드먼드(Edmund)는 흰 마녀가 건네준 젤리 종류인 터키 딜라이트(Turkish Delight)에 현혹되어 피터, 수잔과 루시에게 거짓말을 하다가 마침내 흰 마녀의 포로가 된다.

그러던 중, 나니아 왕국을 통치하는 참 지도자인 사자 아슬린이 돌아오면서 눈은 녹아가고 오랫동안 오지 못했던 크리스마스의 아버지 (Father of Christmas)가 돌아오게 되지만, 아슬린은 마녀에게서 에드먼드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바친다. 그러나 죄 없이 희생양이 되어 죽임을 당할 경우 부활한다는 나니아의 예언대로 아슬란은 다시 살아나서 마침내 마녀에게서 나니아를 구원하게 된다.


나니아의 동물들이 위대한 사자 아슬란을 대우하는(lionize) 모습을 보면서 그의 형상에서 예수님이 생각난다면 그것은 알레고리(allegory) 라고 말할 수 있다. 알레고리는 문학에서 은유적 의미를 주면서 메시지를 나타내기에 상징(symbol)보다 더 큰 역할을 한다.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은 판타지(Fantasy) 소설이지만 특이한 점은 다른 판타지와는 달리 현실의 문제가 상상의 나라로 고스라니 따라 온다는 것이며 상상의 나라에서 현실의 문제를 반드시 해결 한다는 것이다. 에드먼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행한 이기적인 행동이 자신의 주위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 준다는 것을 배운 후에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공정한 에드먼드 왕’(The King Edmund Just)이 되었다.

에드먼드가 그렇게 좋아했던 터키 딜라이트 젤리는 그에게 달콤하고 신비로운 마법의 기쁨(Delight)을 주었지만, 끊임없는 기쁨은 탐욕을 불러왔고, 결국은 파멸에 다가갔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에 수난(passion)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긍휼(compassion)은 수난으로 성취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슬린이 돌아온 후에 나니아 왕국에는 크리스마스가 돌아왔다. ‘희생’이야 말로 참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나타내는 것일 것이다. 작은 정성이라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우리 모두가 함께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12월의 책장을 덮는다.

<연주영( 웨체스터 씨드 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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