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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PS208 6학년 최원정 군

2015-11-23 (월)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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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악기 연습에 구슬땀...전문연주가 될래요”

펌프업/ PS208 6학년 최원정 군
선천성 시각장애 불구 1년만에 플룻 섭렵
나눔밴드 최연소 장학생...2주년 공연 올라

“어떤 난관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막을 수는 없죠.”
오는 28일 ‘나눔밴드’ 창립 2주년 공연 무대에 오르는 최원정(PS208 6학년)군은 아직 11살의 앳된 소년이다.

직장 남성 및 전 현직 연주자들이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기부, 커뮤니티에 연주 봉사 활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나눔밴드는 퀸즈 대동연회장 에메랄드 홀에서 디너 파티 및 공연을 펼칠 예정으로 최 군은 이 무대에서 플룻을 연주하게 된다.


나눔밴드의 최연소 장학생으로 뽑히기도 한 최 군은 플룻을 시작한지 1년 남짓이지만 콘서트 무대에 서도 손색이 없는 리틀 베토벤으로 통한다. 어린 나이답지 않은 뜨거운 열정으로 무장한 최 군은 이날 공연을 위해 자신의 보물 1호인 플룻을 손에서 내려놓지 않고 구슬땀을 흘리며 매일 연습에 한창이다. 최 군은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 장애인으로 태어났지만 음악에 대한 진지함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3년 전 중국을 떠나 뉴욕에 도착하면서 음악은 최군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됐다. 걸음을 시작할 때부터 줄곧 음악을 갈망했지만 미국에 도착해서야 본격적인 수업은 물론 악기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최군은 매주 토요일이면 맨하탄의 전문 음악교육기관 ‘라이트 하우스(Lighthouse)’에서 악기를 배우고 있다. 퀸즈 플러싱 집에서 가깝지 않은 거리지만 음악을 배울 수 있다는 기대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라이트하우스를 찾은 지 벌써 3년째다.

길을 걷다 음악 소리에 발길을 멈추고, 집에 와서는 어떤 악기가 사용됐는지 분석에 열중하던 최군에게 음악은 세상과 교감하고 세상을 배우는 통로가 됐다.

관악기라면 어떤 것이라도 좋다는 최군이 가장 아끼는 악기는 바로 플룻. 1년 전 자신의 플룻을 마련, 매일 연습에 푹 빠져 있다. 최군은 “처음에는 소리를 내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플룻의 소리를 듣게 되면 그 아름다움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며 “크기에 따라, 연주자에 따라, 음 넓이가 다양해지고 다른 소리를 낸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최군은 플룻에 안주하지 않고 오카리나, 클라리넷 등도 연습, 틈틈이 실력을 연마중이다.

최 군이 가장 좋아하는 곡은 바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환희의 송가다. 합창은 베토벤이 귀가 들리지 않을 무렵 작곡한 곡이지만 최 군에게는 어떠한 역경도 이길 수 있게 힘이 되는 희망의 노래다.

최군은 “커서도 음악을 계속하며 전문 연주가로 성장하고 싶다”며 “플룻 뿐 아니라 클라리넷, 트럼본 등 관악기를 모조리 섭렵, 관악기 전문 연주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최 군은 최용남, 송명순씨의 1남 1녀 중 막내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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