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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가고 싶은 대학’ 확신 때만 ‘조기’ 도전

2015-10-19 (월)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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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격률 높다고 배짱지원은 결과 뻔해

▶ 재정보조 절실할 경우 정시보다 불리

‘꼭 가고 싶은 대학’ 확신 때만 ‘조기’ 도전

싱글 초이스 얼리 액션(Single Choice Early Action)을 시행하는 프린스턴 대학.


‘꼭 가고 싶은 대학’ 확신 때만 ‘조기’ 도전

조기전형의 성격과 특성을 잘 파악해 자신에게 맞는 지 여부를 판단하고 응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본보칼리지엑스포에서 부모와 학생들이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 조기전형 지원과 전략

대입 조기전형 마감일이 11월1일로 다가왔다. 학교 성적이 우수하고 표준학력고사 성적이 상위권에 속한 학생들은 대입 지원서에 박차를 가하며 에세이까지 완벽하게 준비하여 조기지원 준비를 해야 한다. 대체적으로 일반전형보다 조기전형 합격률이 높아 준비가 잘된 수험생이라면 이를 이용해 합격할 기회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올 가을에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의 조기지원 합격률을 일반지원 합격률과 비교해 보면 조기지원 합격률이 2배에서 3배 정도 차이가 나기도 한다. 해마다 대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지원자 스스로 자신의 점수와 자격 등을 냉정하게 살펴보고 현실적으로 가능하며 자신이 꼭 가고 싶은 대학에 조기지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하겠다.

예전에 명문 보딩스쿨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조기지원이 이제는 많은 공립고교 학생들에게도 크게 어필하고 있다.
또한 조기지원의 결과가 12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 발표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이전에 일찌감치 대학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어 준비가 잘된 시니어들은 지원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실제로 조기지원으로 합격한 학생들이 정규지원으로 대학에 들어간 학생들보다 평균적으로 재정보조 혜택을 덜 받는 것으로 통계가 나와 있다는 사실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미국 내 경기침체로 학비문제가 입학할 대학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따라서 재정보조가 절실하다면 조기전형, 특히 합격하면 그 대학에 입학하는 얼리 디시전으로 지원하는 것에 대해 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기전형의 4가지 유형

조기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은 일반적으로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이 유형들은 저마다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확실히 이해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막연한 생각이나 잘못된 정보로 지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얼리 디시전(Early Decision)

흔히 ED라고 하는 이 유형은 이를 선택하고 있는 대학 한 곳에만 지원할 수 있고, 합격할 경우 반드시 이 대학에 입학 등록을 해야 하는 강제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ED를 통한 조기전형을 할 계획이라면 지원할 대학이 수험생 자신의 가장 큰 목표이어야 한다.
당연히 대학측에서도 이를 통해 지원서를 제출한 수험생에 대해서는 자신의 학교에 정말 입학하고 싶은 학생이라는 판단에서 입학사정을 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다.
만약 이 시스템을 모두 이해하고 지원해 합격했다면 수험생의 12학년 생활은 누구보다 여유가 넘치게 되고, 남은 학기를 학점 관리에만 집중하면 대학생활을 설계할 수 있다.
반대로 나중에 합격해도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해 실제 합격할 경우 후회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또 이를 통해 합격하면 대학에서 제시하는 학비보조 내용을 사실상 그대로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적인 상황을 반드시 고려하고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주요 대학: Brown, Cornell, Dartmouth,
Columbia, UPenn, Northwestern,
Johns Hopkins


▲얼리 액션(Early Action)

이것은 ED와는 달리 합격해도 꼭 그 대학에 등록해야 하는 강제성이 없다. 때문에 이를 통한 결과 여부에 상관없이 정시전형에 도전해 또 다른 결과를 기다릴 수 있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셈이 된다.
주요 대학: U of Michigan, MIT, Caltech, U of Chicago, U of North Carolina at Chapel Hill



▲싱글 초이스 얼리 액션(Single Choice Early Action)

이 유형 역시 EA와 마찬가지로 합격해도 반드시 등록할 필요는 없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조기전형에 지원할 때 한 대학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정시전형은 수험생이 마음껏 지원할 수 있다.
주요 대학: Harvard, Yale, Princeton,
Stanford


▲제한적 얼리 액션(Restrictive Early Action)

얼리 액션을 체택한 대학중 많은 대학이 Restrictive 얼리 액션 제도를 체택하고 있다.
이 제도를 체택한 대학에 얼리 액션으로 지원할 경우 다른 대학에 동시에 얼리 액션으로 지원하는것은 허용하지만 얼리 디시젼으로 다른 대학에 지원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주요 대학: Boston College, U of Notre Dame, Georgetown


■누가 조기전형을 지원해야 할까

자신이 꼭 들어가고 싶은 대학이어야 하고, 그 대학에 관해 확신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대학의 수준에 도전할 수 있는 실력 등 스펙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결국 하루 빨리 입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다거나, 제대로 그 대학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 그리고 준비가 안된 상태라면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없다.


■조기전형이 정시 보다 쉬울까

일부에서는 조기전형이 정시전형에 비해 지원자 수가 적어 그만큼 합격할 가능성이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합격률이 훨씬 높은 수치만을 가지고 기회가 큰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산이다. 조기전형에 도전하는 수험생들은 그 대학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시에 비해 조기전형이 높은 합격률을 보이지만 그만큼 쟁쟁한 실력자들이 자웅을 겨루고 그 중에서 대학이 원하는 수험생을 선발한다는 점에서 이런 생각은 옳지 않다.


■ED 지원자가 다른 대학에 지원했다면

얼리 디시전으로 지원하는 경우 다른 대학에 지원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만약 얼리 디시전으로 합격한 경우에 지원한 다른 대학으로부터 원서를 withdraw하면 된다. 대신 얼리 디시전을 하면서 다른 대학에 동시에 얼리 디시전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통원서에서 허용을 하지 않는다.
얼리 디시전을 하는 대학에 카운슬러가 early decision agreement 이라는 것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카운슬러가 두개의 대학에 이를 보내주지는 않는다.


■정시전형을 항상 염두에 둔다

어쩌면 이 항목이 조기전형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팁이 될 수 있다.
조기전형을 지원한 수험생들 가운데 일부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정말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항상 기억하고 명심해야 한다. 즉 조기전형 결과를 통상 12월 중순을 전후해 발표된다. 그런데 만약 불합격이나 보류(defered)가 나왔을 경우 곧바로 정시전형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하는 데, 마감까지 고작 2주 정도 밖에 남지 않게 된다. 그리고 시간에 쫒겨 서두르다 보면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조기전형 지원서 제출을 마쳤다면 미련없이 정시전형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그 과정에서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면 그때 정시 지원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 ED 학비보조

사실상 ED로 지원할 때는 학비보조에 관한 패키지도 받아들인다는 약속을 하게 된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 달리 너무 적어 부담해야 할 부분이 크다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우선 합격한 대학에 어필을 해야 하는 데 정확한 사정을 설명하고 지원을 늘려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물론 대학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속단할 수 없다.
만약 도저히 이 학비 보조로는 이 대학에서 다니기 힘들 경우 결국 다른 대학에 정시전형을 지원해야 하는 데,이 경우에도 꼭 ED로 합격한 대학과 논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과 대학이 지원학생의 정보를 교환하나?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아무리 대학에서 규정들을 만들었어도 어떻게 다른 대학을 지원한 것을 다 알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대학들은 입학 결정을 앞두고 정보를 교환한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지원자들은 윤리적으로 어긋나는 행동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명심해야 할 것은 조기지원 때 대학입학 지원서에 오직 한 대학에만 지원하는 것이라는 약속에 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약속을 어기면 윤리적인 문제가 되는 것이다. 정직하게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리디시전 I과 II는 무엇인가

얼리디시전도 마감일 시기에 따라 얼리디시전 I과 II로 구분된다. I은 11월1일 또는 15일까지 지원하는 경우이고, II는 마감일을 1월1일이나 15일까지로 일반 전형과 같은 시기에 지원을 하는 것이다.
여기에 속하는 대학들은 클레어몬트에 있는 포모나 칼리지, 밴더빌트, 미들베리 칼리지가 있다. 따라서 조기지원 합격 통지가 나오는 12월 중순에 원하는 대학에 다시 얼리디시전 II을 선택해 볼 수 있다.


■조기지원이 누구에게나 유리한 것인가?

조기전형 지원 합격률이 높다고 해서 자격미달의 지원자들까지 욕심을 내서 지원하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GPA나 표준학력고사 성적이 조기지원 대학들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지원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떤 학생들은 자신이 명문대학에 지원서를 내는 것이 목적이지 합격할 가능성의 여부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은 어느 명문대학을 지원했다는 것 자체로 만족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명문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의 평균 성적을 보면 10년 전에 비해 엄청나게 높아졌다. 그시절에 충분히 합격할 수 있었던 성적이라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학들을 리서치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전략을 세우기 전 기본적인 사항들을 자녀의 학업성적과 과외활동에 대한 성취 및 업적을 따져봐야 한다. 즉, 자녀의 학교 성적, SAT, ACT 점수들을 먼저 체크하여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입학 자격의 안정권에 있는지 확인하자. 평균 성적보다는 약간 우수한 것이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고교에서 활동했던 내용과 교외에서 했던 활동들이 최우수군, 우수군 등에 속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충분히 인정해 줄 만한 재능이나 특기가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또한 독특한 여름방학 활동이나 뛰어나게 튀는 봉사활동을 했다면 원하는 대학 리스트에서 합격할 기회를 기회가 몇 퍼센트 더욱 상승될 수 있을 것이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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