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최연소 국악 예술가’
퀸즈 베이사이드 고등학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이수나비(16)양에게 붙여진 또 다른 이름이다.
이양은 지난달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전통 국악인들이 총출동한 ‘제3회 국악 열전’에 최연소 국악인으로 출전해 750명 관객들의 혼을 빼는 뛰어난 가야금 연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10년 넘게 국악을 배우며 셀 수도 없이 많은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있는 이양은 맨하탄 심포니 스페이스에서 열린 이날 공연에서도 어린 나이 답지 않은 노련함과 성숙미를 뽐내며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양은 “무형 문화재 등 미국에서 보기 힘든 선생님들이 저에게 ‘정말 잘한다’, ‘한국에 오면 꼭 같이 공연하자’고 덕담을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며 “전문 국악인으로 성장해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양은 4세 때 아버지의 권유로 뉴욕한국국악원을 찾아 한국 무용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한국의 전통음악을 접하게 됐다.
어려서부터 춤을 좋아했던 이양은 한국무용을 배운 뒤에는 가야금 병창 송영숙 선생을 사사했으며, 1년 전부터는 뉴욕취타대(단장 이춘승)에서 장구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있다.
해가 지날수록 한국전통 음악의 우수성과 매력에 푹 빠져 있다는 이양은 “가야금, 거문고, 사물놀이, 한국전통 무용 등 다양한 분야마다 각기 다른 숨은 매력이 있다”며 “다양한 악기를 배울수록 음악을 이해하는 사고력이 더 넓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이 재학 중인 베이사이드 고교에서 ‘한국전통예술모임’(Korean Traditional Art Club)을 직접 개설해 회장을 맡으며 타인종 학생들에게 악기를 가리치고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양은 “수많은 무대에 섰지만 타인종 친구들과 함께 한 공연이 가장 기억이 남는다”며 “정말 재밌어하고 한국 문화를 사랑하게 된 친구들을 보면서 국악을 시작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유엔공연에 초청돼 반기문 사무총장 앞에서 가야금 연주를 선보인 것도 깊은 인상에 남는다고.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이 소문나면서 유명인사 못지않게 각종 공연에 초대받고 있는 이양은 최근에는 외할머니의 부탁으로 시니어 데이케어 센터에서 연주를 실시해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이양은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 하나도 힘들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게 된다”며 “제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공연 봉사을 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자신이 수상한 장학금 1,000달러를 꿈나무 장학회(회장 이영우)에 전달하는 나눔을 실천해 한인사회를 훈훈하게 했다.
“제가 가진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만큼 보람되고 기쁜 일이 있을까요? 지금까지 훌륭한 선생님들 밑에서 배우면서 좋은 성과를 냈던 만큼 저도 봉사하고 재능을 기부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한국전통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가 되고 싶다는 이양은 요리사인 이석제•이영 부부의 외동딸이다.<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