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 워닉씨 딸 북덜씨, 타코마 스태디엄 고교서
사상 첫 아시안계 랍비로 유명
한인여성이 자신의 모교인 타코마 스태디엄 고교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주인공은 대한부인회 창립 멤버이자 타코마 지역의 한국어교육 보급에 헌신하고 있는 설자 워닉 대한부인회 이사의 장녀인 안젤라 워닉 북덜(43ㆍ사진)씨이다.
북덜씨는 이미 주류사회에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녀는 세계 최초로 아시안계 유대교 랍비이며 지난 2013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유대교 대회당의 수석 랍비(유대교 율법교사로 종교의식과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가 돼 뉴욕타임스 등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북덜씨는 현재 유대교 개혁운동의 본산인 뉴욕 맨해튼 소재 센트럴 시나고그(유대교 회당)에서 수석 랍비(기독교의 담임 목사)로 활약하고 있다.
그녀는 특히 지난해 12월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600여명의 유대인을 초청한 행사에서 연설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뉴스위크 지는 지난 2012년 그녀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랍비 50인에 선정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랍비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설자 워닉 이사와 유대인 남편인 프레드 워닉씨 사이에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난 북덜씨는 5살 때 타코마로 이주해온 뒤 유대교 회당에 나가며 종교생활을 해왔다.
타코마 스태디엄고교 학생회장 출신이며 1990년 졸업과 함께 예일대에 진학해 비교 종교학을 전공했고, 이후 예일대 로스쿨을 마친 뒤 역시 유대인 남편과 결혼했다. 스태디엄 고교 재학 당시부터 랍비가 되기로 결심한 그녀는 예일대를 졸업한 뒤 뉴욕에 있는HUC(Hebrew Union College)에 진학해 2001년 아시아계 최초로 이 학교를 졸업했다.
지난 1999년엔 선창자(cantorㆍ유대교 의식의 찬양 인도자)가 됐고 2년 뒤인 2001년 랍비가 됐다. 미국에선 한국계는 물론 동아시아계로도 첫 랍비였었다.
스태디엄 고교는 여성인데다 한국인 피가 섞여 있는 등 쉽지 않은 여건에서 랍비로 활동하며 학교를 빛낸 자랑스런 인물로 북덜씨를 선정하고 9일 오후 3시 명예의 전당 헌정식을 갖기로 했다.
한국에서 불교신자였던 설자 워닉 이사는 현재는 불교를 떠난 상태지만 유대교로 개종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