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T만점에 전교 차석도 아이비리그 6개 대학 퇴짜
▶ 64개 권익단체 진위조사 요구
미 대학 수학능력시험인 SAT와 ACT 만점, 전교 차석, 토론회 클럽 회장 등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모범생 중국계 학생은 아이비리그 대학 6곳에 입학 지원서를 냈다가 모두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탈락 이유를 알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지만 대학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3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08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서 피아노를 연주해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중국계 모범생 마이클 왕(캘리포니아주 거주)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내신성적도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펜실베니아 대학을 제외한 아이비리그 대학 6곳과 스탠포드 대학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왕 군이 자신에게 퇴짜를 놓은 대학들에게 불합격 이 유를 알고 싶다는 편지를 수차례 보냈지만 대학들은 묵묵부답이었다.
64개 아시아계 미국인 권익단체는 최근들어 마이클 왕군 처럼 우수 아시안 학생들의 역차별 사례가 이어지면서 연방 교육부에 항의 서한을 보내고 진위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에는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들이 하버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대를 상대로 입학 차별 문제를 제기하는 집단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본보기가 되는 소수계(model minority)’로 통하며 높은 명문대 합격률을 자랑해 온 아시안 미국인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거세다며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직장 내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는다는 일명 ‘대나무 천장(bamboo ceiling)’ 현상이 이제는 교육계까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아시안에 대한 차별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다양한 배경 등을 고려한다는 취지의 대학 측 설명은 특정 인종의 학생 수를 조정해 뽑겠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4년 미국 명문사립대 입학허가를 받은 아시아계, 백인, 흑인 학생의 SAT 평균 성적을 살펴본 결과 아시아계 학생들의 점수는 백인보다 140점이 높았고 흑인 학생보다는 310점이 높았다.
이와관련 한인 앤드류 한 변호사는 “유대인들은 반세기에 걸쳐 정치적 힘을 키운 뒤에야 대학 입학에서 차별을 받지 않게 됐다”며 “아시안 미국인들도 정치적 힘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하 기자>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