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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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버겐아카데미 11학년 정윤아 양

2015-09-21 (월)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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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무용 통해 한국사랑 커졌죠”

6세때 입문, 정혜선무용단원 11년차 베테랑
부채.장고춤은 물론 고난도 살풀이까지 섭렵
1년에 공연만 30회 “한국무용은 내 삶의 일부”

"한국의 춤을 통해 부모님의 나라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었어요. 무대에 설때마다 한국인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자랑스러움을 느낍니다."

버겐아카데미 11학년에 재학 중인 정윤아(사진) 양은 올해로 11년차인 한국무용 베테랑이다. 어릴 때부터 한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주려는 부모님의 권유로 6살부터 정혜선 무용단에서 한국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정양은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 손에 이끌려 한국무용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러다가 한국무용의 매력에 푹 빠져 고등학생이 되고 난 후에도 일주일에 한번씩 꼭 빠지지 않고 무용을 연습하고 있죠"라며 이제 한국무용이 삶의 일부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정양은 한국무용을 통해 부모님의 나라인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고 한다.

대부분의 한인 2세와 다르게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정양은 "매주 하루 이상씩 한국무용을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어와 한국문화, 한국의 정서 등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며 "미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한국 전통 가락에 맞춰 춤을 출 때마다 나의 뿌리가 한국인임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고 전했다.

지난 10년간 한 번도 싫증을 내거나 게으름 피우지 않고 꾸준히 한국 무용을 익힌 정양은 부채춤, 장고춤, 북춤은 물론 최근 살풀이까지 한국 무용 대부분을 모두 섭렵했다. 1년에 크고 작은 공연만 30회 이상을 한다고 하니 왠만한 무용가들보다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스승인 정혜선 무용가가 최고의 제자 중 한명이라고 극찬하는 정양이 가장 좋아하면서 특별히 재능을 보이는 춤은 타악기를 이용한 장고춤과 북춤이다. 정양은 "그냥 배경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보다 직접 악기를 두드리면서 춤을 추는 것이 훨씬 신나고 재밌다"며 "이제는 마음속 깊은 감정과 느낌을 몸으로 표현하는 살풀이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은 어린 아이들이나 한국 전통춤을 모르는 친구들에게도 직접 한국무용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정혜선 무용가를 따라 잉글우드에 있는 교육기관에서 어린이들에게 한국 무용을 가르쳐줬다. 지난해부터는 버겐아카데미에서 매년 한 번씩 개최하는 ‘국제 문화의 날’ 행사에서 10명의 한인 학생들을 모아 부채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양은 "대부분 제 또래 친구들은 한국의 전통 음악이나 춤보다는 K팝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서 더더욱 한국무용을 하면서 제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
성악을 전공한 어머니를 닮아서인지 정양은 춤 뿐만 아니라 노래와 악기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있다. 정양은 매년 뉴저지주에서 오디션을 통해 들어가는 뉴저지 청소년 합창단의 단원으로 오는 11월 뉴왁 프루덴셜 센터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 비올라 연주도 수준급이어서 선한이웃앙상블에서 악기 연주와 양로원 봉사도 꾸준히 하고 있다.

대학에서 호텔 경영이나 커뮤니케이션, 사회학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정양은 "대학생이 되면 아무래도 지금보다 더 바빠지겠지만 한국 무용만큼은 계속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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