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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팍 초교 한식급식 무산 위기

2015-09-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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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체와 비용.공급조건 협상 장기화

추진위 ‘직접배식’으로 계획 수정 불구
USDA 급식규정 통과 쉽지않아 시행 난항

이번 가을학기부터 실시될 예정이었던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공립 초등학교 한식 급식 프로그램<본보 4월15일자 A1면>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

비용 및 공급 조건을 두고 벌이고 있는 급식 업체와의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연방 식품영양 기준 통과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급식 업체와 협상 난항
개학과 함께 9월부터 팰팍 린드버그 초등학교에서 주 1회 한식 급식을 제공하기로 했던 미동부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14일 “한식 급식을 대신 배식해 줄 팰팍 학군의 급식업체와 공급 조건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해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아직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추진위는 팰팍 학군에 급식을 공급하는 업체와 한식 급식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여왔다. 양측은 주 1회 한식을 공급하겠다는 큰 틀에는 합의를 이뤘지만, 급식 공급방식과 비용, 메뉴, 반찬 개수 등 세부사항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급식 업체는 “불고기 혹은 잡채 등 대표 메뉴 1가지 만을 기존 메뉴에 포함시키겠다”는 의견인 반면 추진위는 “3가지 이상의 한식 메뉴를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협상은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급식업체가 3가지 이상의 한식 메뉴를 공급하는 것에 난색을 표명하는 건 무엇보다도 비용 문제 때문이다. 현재 린드버그 초등학생 1인당 급식비는 2달러35센트로 책정돼 재료비가 비싼 한식 메뉴를 3가지나 제공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추진위 이강원 이사장은 “업체가 추가 비용 등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한 뒤 “한국을 방문 중인 팰팍 의원들이 다시 돌아오는 내주께 업체와 다시 협상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직접 배식도 불투명
당초 추진위는 이 같은 급식 업체와의 협상 결렬에 대비, 매주 1회 퀸즈 플러싱과 뉴저지 한식당 주인들이 주축이 된 추진위원들이 음식을 만들어 ‘직접’ 학교에서 배식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장기적으로는 한식 급식 공장을 설립하고, 배식관련 직원을 채용하는 등 한식 급식을 위해 체계를 갖춰나가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실제로 지난 6월15일 추진위는 불고기와 잡채, 고기전, 궁중 떡볶이, 꿀떡, 김 등을 준비해 학생들에게 배식하는 시연행사를 펼치며 보안 사항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추진위는 최근 급식업체와의 협상에 어려움을 겪자, 직접 배식하는 방안으로 계획을 수정했지만 연방농림부(USDA)가 규정한 ‘학교 급식 식품영양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는 등의 또 다른 장벽에 가로막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내 학생들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업체는 이 기준에 따라 급식의 칼로리와 영양 균형 등을 맞추는 것은 물론 조리시설 등도 위생기준 등 엄격한 관리 감독을 받아야만 한다.

하지만 한식은 특별한 영양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칼로리 계산과 영양균형 분석 등이 어렵고, 당초 조리를 하려 했던 곳 역시 일반 한식당이라 기준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추진위는 “우선적으로 한식에 대한 칼로리 분석을 마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언제 한식 급식을 시행할 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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