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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골목상권’ 서 세계인의‘K-타운’으로

2015-09-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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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획/급변하는 맨하탄 32가

▶ <상>도매상인들의 생활공간에서 세계 한류의 중심지로

‘한인 골목상권’ 서 세계인의‘K-타운’으로

한류 열풍으로 맨하탄 32가 ‘K 타운’이 한류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이 K 타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천지훈 기자>

‘한인 골목상권’ 서 세계인의‘K-타운’으로

맨하탄 K-타운의 소주하우스에서 타민족 손님들이 한국의 술과 음식을 즐기고 있다. <천지훈 기자>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 이 중에서도 맨하탄 32가 한인타운은 새벽부터 밤늦도록 수많은 인파들로 북적이는 대표적인 곳이다. 뉴요커들 사이에는 일명 ‘K-타운’으로 불리는 이 지역이 최근 5년새 급격한 변화를 보이며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1970~80년대 한인 브로드웨이 도매상에서 일하는 한인 이민 1세들의 생활편의를 위해 골목상권으로 형성됐던 32가 한인타운은 이제 한인 유학생과 2세는 물론 한국의 맛과 멋, 문화를 즐기려는 뉴요커 ‘모두의 거리’가 됐다. 세계의 중심 맨하탄 한복판에서 명실상부한 한류문화 확산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K-타운을 들여다봤다.

<상>한인 도매상의 생활공간에서 세계 한류의 중심지로
한국어와 영어가 뒤섞인 간판들이 즐비한 K-타운은 흡사 서울의 외국인 관광객들로 빽빽이 들어찬 명동을 연상시킨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맨하탄에 생업을 갖고 있는 한인 1세대들과 유학생, 1.5세 젊은이들이 주로 몰리던 K-타운이 이제 K팝, K드라마, K뷰티, K푸드 등으로 이어지는 한류 문화를 접하기 위한 타인종들로 북적이고 있는 것이다.

한류가 시작된 초기에는 중국인 등 아시안 고객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백인은 물론 히스패닉, 흑인들의 발걸음도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K-타운의 상점을 찾는 전체 고객 중 타민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절반을 넘어선 지 오래다.

K-타운에서 소주하우스와 MK노래방을 운영하는 문준호 사장은 "3~4년 전부터 한국 음식이나 한국 술 문화를 알고 일부러 찾아오는 비한인 손님들이 급증해 현재는 70% 이상을 기록할 정도"라고 전했다.

맨하탄 K-타운에 불고 있는 타인종들의 한류 사랑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K푸드에서 뿐 만 아니라 K팝, K뷰티, K드라마 등에서 다양한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K-타운 비즈니스 구조 역시 2010년을 전후로 한식당 등 요식업 위주에서 카페, 화장품, 노래방 • 라운지 등으로 빠르게 변모해가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 브로드웨이~5애비뉴 32가 구간 1층에서 영업 중인 한인 업소는 45곳으로 절반 정도가 요식업소로 K-타운이 형성될 당시 70~80%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상태. 반면 한국의 여러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업소 20여 곳이 기존 업소들을 대체하고 운영 중이다.

더구나 올해 말에는 한국식 찜질방까지 들어설 예정이어서 그야말로 ‘뉴욕 속의 작은 한국’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감미옥, H마트 등 터줏대감 업소들은 새롭게 단장하고 급변하는 K-타운의 새 조류에 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K타운이 이처럼 세계 한류의 중심지로 떠오르자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한국의 유명 프랜차이즈들의 각축장이 돼 가고 있다.

프로즌 요거트의 대명사 ‘레드망고’와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 전문점인 ‘교촌’, K뷰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더페이스 샵’과 ‘토니모리’ 등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브랜드 홍보에 나서고 있는가 하면 ‘뚜레쥬르’, ‘파리바게뜨’ ,‘카페베네’ 등 제과업체 및 카페 업체들은 이미 K-타운 매장을 거점으로 뉴요커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종로상회’, ‘백정’, ‘엽기 떡볶이’ 등 체인 식당들도 프랜차이즈 형태로 전통적인 한인 상권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한인 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K 타운을 찾는 뉴요커들은 더욱 세련되고 젊은 감각의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원하고 단순히 한식이 아니라 K팝, K뷰티 등 한국의 문화를 모두 경험해보고 싶어한다”며 “1980~90년대 들어선 비즈니스가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기자>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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