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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업체들 재정 악화 ‘날아간 영주권’귀국 고심

2015-08-3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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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이민 대기자들 신청 중단 속출 재취업.수속 어려워

불경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영주권 스폰서 회사 재정상태가 갑자기 악화돼 한인 취업이민 대기자들 가운데 이민 신청이 중단되거나 새로운 스폰서 업체를 찾는 등 취업이민에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뉴욕의 한 대형 제과업체에서 영주권 수속을 진행 중이던 한인 강모씨는 3년 가까이 기다림 끝에 노동허가서(perm)와 취업이민청원서(I-140)가 승인되고 영주권 신청서(I-485) 접수를 앞두고 있던 도중 해당 업체가 비싼 렌트비와 폭등한 재료값을 감당하지 못해 갑자기 문을 닫아 영주권 신청이 무산됐다.

강씨는 “우선일자를 인정받기는 하지만 노동허가서 준비기간과 결과가 나오기까지 일 년이 걸리는데다 재심(audit)에 안 걸린다는 보장도 없고 미국에서 쌓은 실력을 갖고 가족들과 한국으로 영주 귀국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뉴저지에서 유명 SAT 한인 강사로 학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모씨도 2년 전 학원을 통해 취업이민 수속을 진행했으나 회사의 재정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노동허가서가 재심에 걸려 심사를 받는 기간에 학원 재정상태가 악화돼 I-140 통과가 힘들 것 같아는 변호사의 조언을 듣고 결국 새로운 스폰서 업체를 찾고 있다.

이처럼 취업이민을 스폰서하는 한인 업체들 중에 재정상태가 악화돼 스폰서 업체 자격을 박탈당하거나 영주권 대기기간에 파산하는 경우도 있어 이들 회사를 통해 영주권 수속을 하던 한인 취업이민 대기자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

한인 이민법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취업 영주권 신청 때 주노동청으로부터 신청자의 직위, 학력, 그리고 경력을 감안해 적정임금을 책정 받는데 영주권 스폰서 업체는 해당 직원이 영주권을 최종적으로 받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 임금을 지불할 능력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회사의 재정이 악화돼 스폰서 업체의 연간 순이익이나 순자산이 노동청이 제시한 적정 임금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새로운 스폰서 업체를 찾아 이민수속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 I-485를 접수한지 180일 이후에 스폰서 업체가 도산하거나 재정상태가 악화된 경우라면 동종업체 및 비슷한 직종을 찾아 재취업하면 영주권 신청을 이어갈 수 있다.

이민법 전문 송동호 변호사는 “대기업은 큰 문제가 없지만 중소업체들은 불경기나 예상치 못한 대형 소송 등으로 갑자기 재정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신청자가 영주권 신청에 들어가기 앞서 스폰서 신청 업체의 세금 보고 기록 등을 통해 재정상태의 안정성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취업이민 수속과정에서 I-140이 승인되고 난 뒤라면 ‘우선일자’를 지킬 수 있어 수년간의 대기기간을 아낄 수 있지만 I-140 승인 이전이라면 처음부터 이민수속을 다시 시작해야 돼 비용과 시간을 모두 날리게 된다고 전했다. <김소영 기자>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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