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인 단체장들과 플러싱 지역 정치인들이 28일 플러싱 타운홀 앞에 모여 젭 부시 공화당 후보의 ‘앵커 베이비’(anchor baby) 발언과 관련,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류제봉 퀸즈한인회장, 피터 구 뉴욕시의원, 토비 앤 스타비스키 뉴욕주상원의원, 김민선 뉴욕한인회장, 론 김 뉴욕주하원의원. 두 번째 줄 오른쪽은 김광석 KCS회장과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지도자로서 자질 의심”공개사과 촉구
론 김.스타비스키 의원 등 정치인도 가세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앵커 베이비(anchor baby•원정출산)’ 발언과 관련 뉴욕한인 사회도 공동 대응에 나섰다.
시민참여센터와 뉴욕한인봉사센터(KCS), 퀸즈한인회, 뉴욕한인노인유권자연합회, 뉴욕한인회정상화위원회측 뉴욕한인회는 28일 플러싱 타운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앵커 베이비 발언을 한 부시 후보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 한인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다른 인종(아시안)을 겨냥해 미국을 분열시키려하는 부시 후보의 발언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부시 후보는 즉각적으로 공개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찬 대표는 “아시안이 모든 문제를 일으킨 것처럼 무시했기 때문에 절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미국의 대통령은 특정 커뮤니티가 아닌 모두의 지지를 받고 당선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류제봉 회장도 "한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마한 인물이 특정 커뮤니티를 희생양으로 삼아 사회를 분열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의심하게 하는 행동"이라며 “공개적으로 사과하지 않는다면 후보 자리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는 론 김 뉴욕주하원의원과 토비 앤 스타비스키 뉴욕주상원의원, 피터 구 뉴욕시의원 등 지역정치인들도 참석해 부시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다.스타비스키 의원은 “부시 후보의 발언도 문제지만 그의 편협한 시각이 포괄적 이민개혁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우려된다”며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론 김 의원도 “아시안을 이방인으로 매도하는 부시의 발언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아시안이 미국사회에 기여한 모든 것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단체들은 이날 발표한 규탄 성명서를 젭 부시 후보 선거본부에 보낼 것이며 이후에도 사과하지 않는다면 낙선 서명운동 등 강력한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젭 부시 예비후보 선거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젭 부시 후보는 선거캠프 내 아시안 후원자들의 권유로 아시안 언론을 대상으로 한 합동 전화인터뷰를 실시하고 유감을 나타내는 성명서를 발표하기 위해 준비했었지만 막판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즉각 사과하고 빠르게 대처했다면 이런 사태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며 “이제는 일이 너무 커져버렸기 때문에 사과를 하기에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전 지사는 지난 24일 텍사스주 멕시코 국경에서 기자들을 만나 "텍사스 주와 멕시코 국경에서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기에게 미국 국적을 주는 제도를 아시아인들이 악용하고 있다며 "’앵커 베이비’는 중남미인들보다 출생 국적이라는 고귀한 개념을 조직적으로 악용하는 아시아인들이 더 관계가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고 있다. <본보 8월26일자 A3면>.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