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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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위기’‘평화의 길’ 찾다…남북관계 새출발

2015-08-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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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금강산 관광 재개 등

▶ 당국회담서 논의 전망

박근혜 정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탄력 전망
오는 10월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도 암초도 있어

남북이 25일 판문점 고위급접촉에서 북측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및 서부전선 포격도발 유감 표명과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일촉즉발의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해소 국면에 들어갔다.

대화를 통해 군사적 충돌 위기에서 벗어남에 따라 경색국면을 면치 못하던 남북관계도 박근혜 정부 임기 5년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획기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다.


◇ 당국회담•민간교류 활성화…’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결실 맺나
이번 합의로 경색된 남북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결실을 볼 기회를 얻게 됐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아 나아간다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대북정책 기조로 내세우며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했지만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드레스덴 선언’, ‘통일 대박론’ 등 대북 구상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북한의 반응은 차가웠다.
올해 광복 70년•분단 70년을 계기로 꽉 막힌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북한이 지난 4일 DMZ 지뢰도발에 이어 20일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를 겨냥한 서부전선 포격 도발까지 감행하면서 오히려 군사적 긴장이 급상승했다.

우리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과 경원선 복원 사업 등도 남북 당국 간에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북측이 희망하는 금강산관광 재개와 5•24 대북제재 조치 완화 문제도 향후 빠른 시일 내에 개최될 당국 회담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 남북관계 획기적 개선 기대…암초도 만만치 않아
이번 남북고위급접촉 합의는 남북관계 개선의 새로운 출발점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극적 합의를 이끌어 낸 남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김양건 당 비서의 최고위급 ‘2+2 회담’이 남북 대회채널로 굳어질 가능성도 있다.

장관급 이상의 남북 대화채널이 상시 가동되면 정치•군사 분야의 난제는 물론 교류•협력 과제도 상대적으로 쉽게 풀릴 수 있다.


게다가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 대표단에 훈령을 보내면서 ‘간접대화’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개선 여하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 논의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장애물 없이 순탄하게 풀릴 것으로 기대하는 대북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다.
남북 사이에는 천안함 피격사건에 따른 5•24 대북제재 조치 등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언제든 한미 연합 군사훈련 등을 빌미로 남북대화의 문을 닫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북한이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로 위성발사를 명분으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전략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전례로 볼 때 북한의 핵•미사일 변수는 모처럼 조성된 한반도 화해 국면을 일순간에 대결 국면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일촉즉발 위기서 타결까지…남북 ‘반전드라마’ 일지
남북이 25일 ‘무박 4일’ 마라톤 협상 끝에 극적 타결에 성공했다. 지난 22일 오후 6시 30분께 시작한 남북 고위급 접촉은 이날 새벽 0시55분께 끝났다. 다음은 지난 10일 북한의 목함지뢰 매설 도발부터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협상 타결까지의 일지다.

▲10일 합동참모본부, 지난 4일 경기 파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육군 1사단 소속 부사관 2명 수색작전 도중 지뢰폭발로 중상 확인 발표. 국방부 대북 확성기방송 재개 결정.
▲11일 청와대, 북한의 목함 지뢰 매설도발 명백한 도발로 규정.
▲13일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북에 장성급 회담 2차 제의. 북한 거부.
▲15일 북한 조선인민군 전선사령부 공개경고장 통해 확성기방송 중단요구.
▲17일 한•미 연합훈련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개시
▲20일 북한, 육군 28사단 예하부대 인근 야산에 14.5㎜ 고사포 1발 및 남쪽 700m 부근에 76.2㎜ 직사화기 3발 포격→한국군, 군사분계선(MDL) 북쪽 500m 부근에 155㎜ 자주포 29발 대응사격→북한, 22일 오후 5시까지 대북심리전 방송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행동’에 나서겠다고 최후통첩.
▲21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 대국민 담화, "추가 도발 시 혹독한 대가 치를 것"이라 경고.
▲22일 청와대, 북한이 제안한 남북 고위급 접촉 제안 수용. 오후 6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2 고위급 접촉 개시.
▲23일 오전 4시15분 정회 후 오후 3시30분 2+2 남북 고위급 접촉 재개.
▲24일 2+2 남북 고위급 접촉 이어져. 전날 오후 3시30분부터 약 26시간 마라톤 협상.
▲25일 오전 12시55분, 2+2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 새벽 2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북측 지뢰도발 유감 표명 등 ‘6개항’ 합의문 발표.

■미 "박대통령 남북관계 개선 노력 지지"
반기문 총장도 "남북합의 환영"

연방국무부는 24일 한반도 군사적 긴장 상황을 논의하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극적으로 타결된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또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해온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고 평가했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남북한이 타결한 합의내용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뒷받침하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끊임없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4일 한반도 군사적 긴장 상황을 논의하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극적으로 타결되자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날 특별성명을 내어 이같이 밝히고 "특히 남북한이 정례적으로 대화에 나서기로 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남북한의 정례 대화가 한반도를 둘러싼 현안들을 다루는 효율적인 창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이번 남북대화를 통해 어렵게 얻어낸 성과물들이 북핵문제를 다루는 대화의 재개로 이어지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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