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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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합 의미 퇴색시킨 광복절 행사

2015-08-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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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한인회 분규사태 광복절 행사까지 영향

▶ 합동행사서 고성 오가 눈살

민족화합 의미 퇴색시킨 광복절 행사

15일 대동연회장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경축기념식에서 뉴욕한인회 정상화위원회측 김민선(왼쪽) 회장 등 참석자들이 지역정치인들로부터 감사장을 받는 김승도(오른쪽 네 번째) 뉴욕광복회장을 축하하고 있다.

민족화합 의미 퇴색시킨 광복절 행사

15일 맨하탄 뉴욕한인회관에서 제34대 뉴욕한인회선거관리위원회측 뉴욕한인회가 주최한 광복절 기념식이 열렸다. 민승기(앞줄 오른쪽부터) 회장과 에스더 이 이사장 등이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고 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뉴욕, 뉴저지 일원 곳곳에서 일제에 항거한 독립 정신을 되새기고 애국선열의 뜻을 기리는 기념행사가 지난 주말 다채롭게 펼쳐졌다. 하지만 뉴욕한인회 분규 사태로 광복절 행사가 같은 시간 다른 장소로 나눠져 열린데다 광복절 행사 도중 고성이 오가는 등 민족 화합의 날인 광복절 의미를 퇴색시켰다는 비난도 일었다.

■ 뉴욕, 뉴저지 일원 다채로운 행사 열려 = 광복절인 15일 대한민국 광복회 뉴욕지회(회장 김승도)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욕협의회(회장 정재건), 뉴욕총영사관은 합동으로 퀸즈 플러싱 소재 코리아빌리지 대동연회장에서 광복절 경축 기념식을 거행했다.

독립 유공자 후손을 비롯한 광복회원과 평통회원 등 한인 사회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기념식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과 광복절 노래 제창, 만세 삼창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그레이스 맹 연방하원의원을 비롯한 론 김 뉴욕주하원의원, 토비 앤 스타비스키 하원의원, 에드워드 브라운스타인 주하원의원, 피터 구 시의원 등 주요 정치인들이 참석해 광복절을 축하하기도 했다. 이날 정치인들은 광복절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아 김승도 뉴욕광복회장에게 감사장을 전달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제34대 뉴욕한인회선거관리위원회측 뉴욕한인회도 15일 맨하탄 소재 뉴욕한인회관에서 광복절 경축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특별히 광복 70주년을 맞아 인도와 타이완계 인사들이 함께 참석해 광복절을 함께 축하했으며 다민족 평화합창단이 한국의 전통춤, 무용, 노래를 선보였다.

이밖에 건국대통령 이승만 박사 기념사업회 뉴욕지회(회장 김남수 목사)와 뉴저지 한인상록회, 이노비, 뉴저지 훈민학당 등 단체와 한국학교들이 다채로운 행사를 열며 광복절 70주년을 축하했다.

■ 한인회 분규 사태로 둘로 나눠진 광복절 행사 = 그러나 지난 반년동안 이어진 한인회의 분규 사태가 광복 70주년을 맞은 15일까지 이어지면서 한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발생했다. 특히 양쪽 한인회가 화합의 장이 되어야할 행사를 각각 따로 갖는 바람에 갈등의 장을 연출했다.

사태의 발단은 이날 뉴욕광복회와 뉴욕평통, 뉴욕총영사관이 합동으로 개최한 광복절 행사에서 김석주 뉴욕한인회 역대회장단협의장이 기념사를 하는 도중 김민선 뉴욕한인회정상화위원회측 뉴욕한인 회장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으로 일부 참석자들에게 야유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날 김 의장은 “본인 대신 원래 김민선 회장이 기념사를 해주었어야 했지만 분규사태로 인해 연사로 나오지 못하게 돼 매우 아쉽다”고 밝힌 뒤 “이날 행사를 김민선 회장이 마련했다”는 발언을 했다. 이에 일부 참석자들은 “그만 해!”라고 소리를 치며 잠시 소란이 일었다. 하지만 김 의장이 이에 멈추지 않고 민승기 회장을 비난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자 한 참석자가 “광복절 행사에 한인회 이야기는 왜 하냐”라고 말하며 고성을 질러, 장내가 어수선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시 그레이스 맹 의원 등 정치인들이 나서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시도했으나 에드워드 브라운스타인 주하원의원이 김민선 회장의 실명을 거론한 감사 인사말을 전하자 한 참석자가 일어나 ‘사실이 아니라’고 소리쳤다.

이 상황을 지켜본 한인 K모씨는 “광복절 행사에서도 마저 한인회 분규 사태로 인해 분열 된 모습을 보게 돼 씁쓸하다”며 “미국 내 주요 정치인들도 참석한 자리에 과연 이들이 화합의 자리에서 분열된 한인들의 모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조진우·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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