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물을 보면 인간이 보인다 (백향민 / 영어음성학자)

2015-08-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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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방정부가 동성 간의 결혼을 합법화 하였다. 동성애를 죄악시 하는 종교계를 포함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반대하지만 시대적 흐름은 막지 못했다. 이 시기에 동성애 및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가톨릭 교회의 수장 프란시스코 교황이 동성애자들을 옹호하는 듯한 미묘한 발언을 해서 교회가 당황해 하고 있다.

나는 동성애를 신에 반하는 행위로 간주하는 종교계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정상적인 행동 형태인가에는 의문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 동성애의 결혼 합법화를 지지하지 않는다. 동성애에 대한 의문은 어쩌면 동물의 세계를 통해 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인간은 지구상에 뛰어난 존재여서 간혹 동물이 아니라는 착각을 하게한다. 정말 동물과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그러나 식물계와 동물계로 나뉘는 생물계에서 인간은 분명히 동물계에 속한다.


동물의 세계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인간이 누구인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인간은 동물처럼 생산을 위해 암수가 있어야 하고 새끼는 암컷이 낳고 모성애를 갖고 키운다. 최근 과학 잡지 네이처는 인간은 돼지와 DNA가 가장 일치한다는 과학적 결과를 게재하여 충격을 주었다. 이런 것을 보면서 ‘아! 인간은 그저 좀 더 진화한 동물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행동 양식도 동물과 인간은 비슷하다. 암수 간 사랑을 구할 때 수컷이 구애를 하고, 그 과정에서 질투도 있고 결투도 마다하지 않는다. 인간이 집단속에서 계층을 형성하듯 동물 세계에도 계층이 존재한다. 땅 따먹기 전쟁이 인간의 역사이다. 동물도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고 지키는데 목숨을 건다. 이런 동물들의 행위를 보면서 인간도 별수 없이 동물이구나 하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면 동성애는 어떤가? 믿기 어렵지만 과학자들은 동물도 동성애를 한다고 주장한다. 수사슴 두 마리가 동성애를 하는 장면은 충격이다. 다른 동물들도 동성애를 한다. 그렇다면 동성애는 자연의 질서에 반하는 것도 아니고 정신적 질병도 아닌 자연 상태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래서 이성애가 정상이듯 동성애도 자연 상태이고 정상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들은 소수일 뿐이고 단지 소수라고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 이성애자들이 갖는 권리를 동성애자들로 갖는 것이 맞다. 받아들이기는 어려워도 현실이다. 그렇다면 연방법원의 결정은 옳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좀 더 나아가 인간은 왜 매춘을 할까? 매춘은 인간만의 왜곡된 행동인가?한 과학자는 인간과 같은 영장류인 원숭이도 매춘을 한다는 보고를 하여 논란이 되었다. 바나나를 주면서 흥정하는 수놈에게 바나나를 받고 허락하는 암놈이 매춘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과한 결론일 수 있지만 어쩌면 원시적 매춘의 방식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자연 상태인 매춘도 동성애처럼 합법화가 맞는지도 모른다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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