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대기업 사회환원 야박 미국계.한인기업 비해 턱없어
KACF 후원금 탑10에 한국기업 2개 불과
한국계 은행.한국 대형제과점 등은 거의 전무
미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이 한인사회에 애국심에 호소하는 마케팅을 적극 펼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한인사회 기부에는 매우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6일 한인커뮤니티재단(KACF·사무총장 윤경복)과 뉴저지한인회(회장 박은림) 등으로부터 입수한 ‘2007~2014년 기부금 모금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부에 동참한 한국 대기업은 미국계 기업이나 한인동포 기업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KACF에 기부금을 많이 한 탑 10 리스트 중 한국 대기업은 두 곳에 불과했다.
KACF 기부금 통계에 따르면 엘스비어 출판사 등을 보유한 RELX 그룹이 이 기간 총 21만 달러를 기부해 가장 많았고, 뉴욕라이프가 2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이 17만5,000달러로 3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외 한솔그룹 단 한 곳만이 8만달러(6위)의 기부금으로 탑10 리스트에 포함됐을 뿐 다른 한국기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어 시티그룹(4위)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공동 8위) 골드만삭스(공동 8위) 등 한인들에게 친숙한 기업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으며, 한인 동포기업인 3LAB(5위)과 한인이 설립에 참여한 투자회사 AQR(7위) 등도 KACF에 거액의 기부금을 정기적으로 전달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모금 액수가 작은 뉴저지한인회 주최 추석맞이 대잔치 기부금 현황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이어진다.
비록 뉴저지추석잔치 기부금 탑10 리스트(2007~2014년)에는 현대자동차(8만5,000달러), 삼성(4만달러), LG전자(3만5,000달러)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 눈에 띄었지만, 사실상 한인들을 상대로 영업을 펼치는 한국계 은행이나, 한인 골목상권을 망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한국 제과 기업 등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었다.
더구나 현대자동차 경우 올해 초 뉴저지 한인회에 대한 후원중단을 고려<본보 1월13일자 A3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한인 단체 후원기업 리스트에는 미국계 기업의 강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툭하면 한인사회를 상대로 애국심을 자극하며 영업을 하는 한국 기업들이 사회 환원에는 야박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뉴저지한인회 측은 “뉴저지에 진출해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한진해운에게 후원 요청을 했지만, 한인을 상대로는 비즈니스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당했고 이와는 반대로 한국 본사가 직접 나와 운영하고 있는 파리바게트로부터는 전혀 기부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전달받았다”며 ‘한인사회를 상대로 장사를 하는 한국 기업들이 해도 너무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한국기업들이 한인사회 기부에 인색한 것과 관련 “미국적 마인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 기업이 당장 기업홍보에 도움이 되질 않더라도 한인 커뮤니티와의 장기적인 관계 발전을 위해 선뜻 기부에 나서는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지적이다.
KACF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미국 기업은 (커뮤니티와의 관계 강화를 위한) 관련 부서를 운영하고, 매년 거액의 예산을 책정한다”면서 한국 기업들과 차이가 있음을 일부 인정했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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