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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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등치는 신종 공갈 “주의”

2015-07-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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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인 가장해 부딪힌 뒤 “휴대폰 부서졌으니 변상해라”

▶ 뉴욕총영사관, 맨하탄 길거리 사기단 주의 당부

얼마 전 한국에서 어학연수를 위해 뉴욕에 온 K(23)군은 어처구니없는 일로 생돈을 잃을 뻔 했다. 여느 때처럼 공부를 마치고 친구들을 만난 후 오후 10시께 맨하탄 34가의 숙소 앞에 다 달은 순간 길을 걷던 흑인남성 한명과 부딪혔다. 당황한 K군이 상대 남성에게 ‘괜찮냐“고 묻자 그 남성은 험한 인상을 지으며 땅바닥에서 두 동강난 휴대폰을 들어 보이더니 다짜고짜 “당신 때문에 떨어뜨렸으니 변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원래 400달러짜리 휴대폰인데 보상금조로 200달러만 달라는 얘기였다. 분명 부딪힐 상황이 아니었는데 부딪힌 게 이상했던 데다 일부러 망가진 휴대폰을 들고 와 사기를 치는 것 같다는 의심이 들었던 K씨는 “현금이 없으니 호텔방에 가서 가져오겠다”고 말한 후 호텔방으로 피한 뒤 뉴욕총영사관에 전화를 걸었고, 영사의 조언대로 911에 신고를 했다. 이후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돈을 요구했던 흑인남성은 사라지고 없었다.

이처럼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한국에서 오는 어학연수생이나 여행객을 타깃으로 사기행각을 벌여 돈을 뜯어내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맨하탄 일대에서 행인으로 가장해 일부러 접근해 부딪힌 뒤 휴대폰이나 안경이 깨졌으니 변상하라는 식의 사기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총영사관은 이 같은 길거리 사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외출시에는 가급적 혼자 보다는 2명 이상 다니고, 만약 사기 사건을 접했을 경우 가급적 빨리 현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뉴욕총영사관의 박기남 내무관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뉴욕을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이 많아지자 뉴욕 물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 여행객들을 타깃으로 한 길거리 사기꾼들도 덩달아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방문하는 여행객들이나 어학 연수생들은 이같은 일을 당했을 때 당황하지 말고 뉴욕총영사관이나 911에 신고해 도움을 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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