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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으로 첫 출전 우승 `기염’

2015-07-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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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9회 한국일보배 뉴욕한인테니스대회

▶ 우승자 릴레이 인터뷰 ③15세 이하 청소년 남자단식 손병양 군

“올해 첫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안게 돼 너무 짜릿하고 기쁩니다.”‘제9회 한국일보배 뉴욕한인테니스대회’에서 15세 이하 청소년 부문 남자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손병양(14·사진·미국명 헨리)군은 차분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우승소감을 전했다.

올해 가을학기부터 롱아일랜드 맨하셋 고등학교 9학년에 진학할 예정인 손군은 이번 대회에 앞서 매일 개인연습에 매진하며 착실히 준비해왔지만 이렇게 우승까지 차지하게 될지는 예상치 못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테니스 라켓을 처음 잡았다는 손군은 당시 1년가량 레슨을 통해 기초 교육을 받은 것이 정규 테니스 수업의 전부다. 이후 틈이 생길 때마다 집 근처 코트에서 혼자서 훈련하며 스스로 기술을 습득해왔다. 이번 대회 우승이 더욱 기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승전에서 만난 상대도 테니스 정규 교육을 통해 기본기를 탄탄히 갖춘 선수였다. 하지만 김군은 14세의 나이에도 1미터80센티미터에 육박하는 신체적 조건과 타고난 운동능력으로 상대를 세트스코어 6대2로 가뿐이 제압했다.


손군은 “게임을 거듭할수록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며 “매 세트마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한 것이 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손군은 테니스뿐만 아니라 골프, 크로스컨트리 등에 능한 만능 스포츠맨이다. 어린 시절 함께 운동을 즐겨왔던 아버지도 이젠 테니스 코트나 필드에서 손군을 쉽게 감당해 내지 못한다.

중학교에 진학해 교내 테니스 팀에서 활동하며 테니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좋아하는 일은 스스로 찾아나서는 적극적인 성격 탓에 뉴욕 일원에서 펼쳐지는 각종 테니스 대회를 온라인 등으로 검색해 홀로 참가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올 초 커네티컷에서 펼쳐진 ‘USTA 레벨2 주니어 토너먼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손군의 테니스 사랑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뛰어난 학업성적으로 교내 수학팀 대표로 활동하는 바쁜 와중에서도 테니스에 대한 열정의 끈을 놓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손군은 낫소카운티 전체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학경시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고 고등 수학대회에서도 전체 2등을 차지할 만큼 ‘수학천재’로 이름나 있다. 물리, 화학 등의 과학 과목에서도 최상위 성적을 자랑해 장차 MIT 공대에 진학해 최고의 공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럼에도 손군은 “운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긴 힘들지만 적어도 일주일에 이틀은 테니스 코트에 올라서야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내년 대회에도 꼭 참가해 대회 2연패를 이루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천지훈 기자>chunjeeho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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