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매매 후 안전 대비

2015-07-30 (목) 써니 김 / SK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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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이 깊으면 산봉우리도 높다. 아직 부동산 시장은 산봉우리를 향해 계속 가고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캘리포니아 부동산 가격은 대략 10년을 주기로 하여 두 자리 숫자로 오르고 4~5년에 걸쳐 점진적인 한 자리수 상승을 보인 후 다시 하락하기 시작한다.

1977년에 전년 대비 28.1%, 1989년에 16.6%, 2004년에 21.3% 그리고 2년 전 2013년에 27.5% 가량 부동산 가격이 두 자리 숫자로 급등하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 전반기 중간가 상승률은 7% 정도를 보여주고 있다. 언제 가격이 다시 하락하기 시작하고 팔리지 않으며 재고량이 늘어나는 바이어의 마켓이 시작될까 하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관심이다.

셀러가 웃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셀러의 마켓이다. 줄 만큼 다 주고 산다는 바이어의 입장에서는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다. 매매가 끝나고 난 후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였다고 바이어를 고소하는 셀러는 없다.

반면에 셀러가 의도적으로 문제점을 숨기거나 속였다고 셀러에게 소송을 거는 바이어는 있을 수 있다. 매물을 인수하고 보니 매매과정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갖가지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를 셀러가 의도적으로 밝히지 않은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다.

가격을 많이 받고 파는 것만큼 중요한 사항이 매매 후 있을 수 있는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안전을 대비하는 것이다.

이를 돕고자 캘리포니아 부동산 협회에서 제공하고 있는 여러 가지 셀러의 매매 진술서가 있다. 해마다 그 양이 늘어나고 있고 매매시 거쳐야 하는 과정 중에서 중요한 부분에 해당한다. 셀러 본인이 스스로 매매를 주도하기보다 전문 부동산 회사 및 소속 에이전트를 이용하고 도움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별 일 없겠지“하고 넘어가기에는 매매 후 예상 밖의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리스팅 에이전트에게서 제공되는 많은 셀러 매매 진술서(Transfer Disclosure)를 잘 이해하고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아 있는 그대로 가능하면 정직하게 작성하도록 한다.

반드시 어렵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일반 셀러는 건물을 지은 당사자나 조사 책임자가 아니다. 본인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있었던 일과 알고있는 사항을 최선을 다하여 진술하면 된다. 속이지 않는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이를 돕기 위하여 진술서 자체가 가능한 한 쉽게 대답할 수 있도록 작성되어 있다. 예컨대 지붕에 물이 샌 적이 있느냐, 작동되지 않는 부엌용 기계가 있느냐, 지난 3년 안에 주택 내에서 사망자가 있었느냐, 혹은 지난 5년 안에 주택 보험 회사를 상대로 보험 청구가 있었느냐 등등이다.

수십가지가 넘는 항목들이어서 간혹 대답하기 어려워하는 셀러들이 있으나 내용 자체가 어렵지는 않다. 본인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내용들로 대부분 예, 혹은 아니오의 단답형이다.

집을 사고 나서 개조 공사를 하기 위해 벽을 뜯고 보니 지난 십여년 동안 욕조 이음새가 새고 있어서 벽 안이 검정 곰팡이로 가득할 수가 있다.

이를 셀러가 알지 못한 채 살았고 따라서 이를 진술하지 않았다면 셀러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셀러가 이를 알고 있었음이 명백하거나 혹은 이를 수리하였다면 이를 밝힐 의무가 있다. 건축물 자체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해도 셀러가 이를 실제로 몰랐다면 셀러의 책임이 아니다. 하지만 셀러가 알고 있었음에도 미리 밝히지 않았다면 이는 셀러의 의도적인 속임이 되고 매매 후 분쟁 시 커다란 약점이 될 수 있다.

30년 이상을 살아온 집에서 약 20년 전에 외벽에서 물이 들어온 적이 있어서 30센티 미터 가량의 나무 마루 서너장을 갈아끼운 적이 있고 그 후로는 물이 들어 온 적이 없다고 진술하는 셀러가 있었다.

20년 전쯤의 사소한 수리를 기억하는 기억력도 놀랍지만 그 정직함에 할 말을 잃는다.

가능한 한 알고 있는 사실을 사실 대로 바이어에게 미리 알려주는 것이 셀러 매매진술서의 목적이다.


문의 (818)249-4989

<써니 김 / SK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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