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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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체스터/ 카럼:어두운 흑인 사회를 위한 선교

2015-07-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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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실(연합감리교회 뉴욕연회 여선교회장)

요즈음 선교의 열풍으로 한국과 미국의 많은 한인들이 선교를 다녀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특별한 소명을 갖고 오지로 떠나는 선교사들의 희생과 각오로만 가능했던 “선교”가 이제는 관심 있는 평신도들이 “단기선교”라 하여 짧은 기간 동안 열악한 지역을 방문하는 신식(?) 선교가 대중화 되었다.

몇 년 전 한인 여선교인들과 케냐에서 20여년이 넘게 선교하고 있는 “들어 쓰심”의 저자 안찬호 선교사의 선교지를 방문했었다. 아직도 유목민으로 살아가는 원주민들 중 가장 무섭고 원시적이라는 마사이 부족을 위해 죽을 각오로 시작하여 지금은 추장이상의 대우를 받으며 후계자 양성을 하고 있는 안 선교사의 간증과 삶의 이야기는 무척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짧은 며칠이나마 마사이 여성 지도자들과 모여 나눔의 시간을 가졌던 것은 나의 삶을 돌아보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구태여 찾아가는 선교지 말고도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도 선교의 경험은 쉽게 가질 수 있다. “이 세상에는 너무나 가난해서 나누어 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도 없고, 너무나 부유해서 아무것도 받을 것이 없는 사람도 없다. (Nobody is so poor that he/she has nothing to give, and nobody is so rich that he/she has nothing to receive.)"라는 전 교황의 이야기처럼 주위를 돌아보면 내 가진 것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뜻밖에 많으며, 그들로 부터 내가 받을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 수가 있다. 물론 물질적인 도움도 있지만 우리의 시간과 정성과 따뜻한 이해가 필요한 곳이 예상외로 많고, <되로 주면 말로 받는 기적>이 늘 일어나고 있다.

여선교회를 끌어가며 뉴욕지역의 흑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들의 교회에 초대되어 설교 말씀을 나누기도 하며 그들의 삶 속에 들어가 볼 수 있는 기회들이 주어 졌다. 아버지나 아버지 역할을 할 만한 남성들이 거의 없는 가정이 대부분이며 틴에이지 미혼모들이 낳은 아이들은 할머니 혹은 나이가 든 친척 여성들이 키우고 있고, 예배 참석의 90% 이상이 여성들이다. 수많은 청소년들과 남성들이 교도소에 갇혀 있는 것이 그 한 이유이다.

지난 달 일리노이의 감리교 대학교수인 한 여성 흑인목사가 브루클린 교회에서 청소년들을 향한 절규에 가까웠던 설교를 듣고 흑인사회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진학을 하여 좋은 직장을 갖고 안정된 가정을 갖기를 바라며, 참 자유를 누리는 삶을 갖으며, 특히 감옥에 가지 않는 그들이 되기를 부탁하는 그의 설교는 애절했다. 죄를 범해 감옥에 가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것이 기도가 된 이들에게 이웃인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하였다.

백인들에 의해 멸치 통조림에 담긴 멸치들처럼 배 밑 창고에 차곡차곡 물건처럼 실려 왔고, 오는 도중 기아와 병으로 죽은 시신들은 바다에 던져져, 살아남은 반 정도의 흑인들은 노예시장에서 팔렸고 짐승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살았던 이들의 조상들의 역사를 남아메리카 공화국 노예박물관에서 보았던 기억이 또 올랐다.

비록 영국에서는 1833년에 미국에서는 1865년에 법적으로 노예제도가 없어졌음에도 1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들이 겪고 있는 후유증의 고난의 길은 험난하기가 짝이 없다. 이 어두운 미국 역사는 이제 미국을 내 나라로 택하여 살아가는 한인들의 역사도 되었으니 우리들의 이웃을 위해 측은지심으로 선교의 길을 열어야 함은 우리의 과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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