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취재/팰팍 타운은 주차전쟁 중
▶ <1>주차난 실태:주민도 상인도 불만
브로드애비뉴 선상의 팰팍 공영주차장. 장애인 주차공간을 제외한 모든 주차자리가 가득 차 있다.
거주민.방문객 증가외 무분별한 개발허가도 한몫
미터기 요금인상.주차장 부지매입 등 공허한 대책 뿐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브로드애비뉴 선상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장경순(가명)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건물 뒤에 마련된 주차장을 확인하러 문밖을 나선다. 혹시라도 손님이 아닌 얌체 운전자가 몰래 주차하고 떠나진 않았는지 감시(?)를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장씨 업소의 주차장은 금세 누가 주인인지도 모르는 차들로 가득 찬다. 손님을 위해 만든 주차장이지만 주인이 한눈을 파는 사이 금세 ‘공공의 주차장’으로 변모한다는 게 장씨의 하소연이다.
#브로드 애비뉴에서 한 블록 떨어진 주택에 살고 있는 데이빗 김(가명)씨는 얼마 전 자신의 집 드라이브 웨이에 근접하게 주차를 해 놓은 차량 때문에 얼굴을 붉혔다.
김씨는 도로변에 세워진 차 한 대가 입구와 너무 가깝게 맞닿아 있어 차를 빼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고민 끝에 김씨는 골목에 세워둔 차량의 문에 편지를 꽂아 놨다. “골목에 차를 세우시는 건 좋지만 드라이브웨이는 침범하지 마세요.”
뉴저지의 대표 한인타운인 팰팍이 수년 전부터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빠른 인구 증가와 함께 인근 상권의 중심지로 급성장하면서 동시에 주차난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도 함께 찾아온 것이다.
상인들은 상인들대로 손님 주차공간이 없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주민들은 외지인들의 차량이 골목 곳곳을 점령하고 있다며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팰팍의 ‘주차난’을 눈으로 목격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본보가 평일 점심시간대인 20일 오후 1시께 팰팍 브로드 애비뉴를 확인한 결과, 도로변에는 주차공간 하나를 찾기 힘들 정도로 차들로 가득 들어찼고, 브로드 애비뉴와 인접한 도로 곳곳도 뉴욕주 번호판을 비롯해 팰팍 거주민 스티커가 붙어있지 않은 차량들이 사실상 점령하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차량 한 대가 빠지면 30초도 안 돼 다음 차량이 그 자리를 메우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물론 주차난의 주요 원인은 앞서 언급했듯이 타운이 성장하면서 그 만큼 거주민 증가와 외지인들의 방문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이면에는 현실에 맞는 주차공간을 확보하지 않은 빌딩과 듀플렉스 등의 다세대 주택 개발업자, 이를 무분별하게 허가해 준 타운정부의 책임 또한 무시하지 못한다는 게 주민들의 지적이다.
지난 20년간 팰팍에 거주했다는 안모씨는 “주차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개발에만 매달린 결과를 이제 우리가 직접 체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팰팍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모르는 건 아니다. 이 때문에 비록 이달 중 취소가 예정돼 있긴 하지만 브로드 애비뉴의 주차미터기 요금을 종전 30분당 25센트에서 15분당 25센트로 두 배 이상 인상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통과시키며 차량 분산 효과를 기대하기도 했고, 지난 수 개월간 브로드 애비뉴 인근 부지를 매입해 공영주차장으로 바꾸는 계획 또한 ‘단골 메뉴’처럼 타운정부 관계자의 입을 통해 흘러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당장 출혈이 따른다. 주차 미터기 요금 인상은 상인을 포함한 방문객들의 반발이 크고, 주차장 부지 매입은 팰팍 정부의 예산부족 문제가 뒤따른다. 범칙금 고지서의 남발은 다른 타운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과하다’는 지적이 잇따를 수밖에 없다.
팰팍 타운 관계자는 “(주차난은) 심각한 문제인 건 명백한 사실이지만 작은 타운이 감당하기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함지하 기자> 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