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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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 공부하러 뉴욕으로, 서울로”

2015-07-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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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주 한인학생들 뉴욕 학원 인기

▶ 강남 족집게 강사 찾아서 원정도

사례1. 여름방학을 맞아 학생들로 붐비는 플러싱 지역의 한 한인 SAT 학원. 이곳에서 SAT 7주 소규모 단기 집중 과정을 듣고 있는 한인 고교생 P모군(11학년)은 여느 학생들과 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집이 시애틀주 스포캔인데 뉴욕까지 원정 수강을 온 것이다.

P군은 “친척이 플러싱에 살고 있어 여름방학을 맞아 친척도 만나고 세계의 문화, 경제, 패션의 수도인 뉴욕도 관광하기 위해 왔다”며 “시골도시에만 있다 대도시에 와 한인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돼 유익한 여름방학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례2. 롱아일랜드 소재 공립학교 11학년에 재학중인 김모양은 방학과 동시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서울에 있는 가족들을 보고 싶은 마음과 함께 강남에 있는 SAT학원에서 족집게 강좌를 하루라도 빨리 듣기 위해서다. 김양을 데리고 있는 그의 외삼촌인 김모씨는 “SAT시험에 대한 마지막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한국으로 되돌아간 것”이라면서 “강남지역 SAT입시학원들은 짧은 시간 내에 집중적인 족집게 교육을 통해 SAT고득점을 맞게 해주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학원가에 따르면 여름방학은 한인 고교생들의 대이동 기간이라 할 수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뉴욕, 뉴저지 지역 일부 한인 부모들은 서울 강남 등에 있는 이른바 족집게 SAT 학원에 자녀들을 보내고, 타주의 한인 부모들은 뉴욕, 뉴저지주나 가주 등 대도시에 위치한 SAT 학원을 찾고 있다.

케빈 리 수 아카데미 원장은 “여름방학 동안 뉴욕, 뉴저지 지역 SAT 학원에서는 타주 지역에서 온 한인 학생들을 자주 볼 수 있다”며 “커네티컷, 펜실베니아, 워싱턴, 텍사스주 등 한인 학원 문화가 없는 지역 부모들이 교육도시로 알려진 뉴욕 등에 대한 소문을 듣고 학원 문을 두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뉴욕에 친척이 있는 한인 학생들도 많고 공부 뿐만 아니라 관광 등을 즐기기 위해 겸사겸사 오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한인들에 한정되지는 않고 있다. 자녀교육에 대해 한인부모에 비해 뒤지지 않는 중국계나 인도계 학부모들도 자녀들을 뉴욕과 같은 대도시의 SAT학원으로 보내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SAT뿐만 아니라 대학입학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각종 세미나나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뉴욕으로 원정오는 타주 학생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 스텝스 아카데미의 신현준 대표은 이와 관련 “경쟁이 치열해지고 대학문턱이 높아지면서 단순히 학교성적이나 SAT성적만으로는 명문대 입학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을 느끼고 있는 타주학생들의 수강신청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자녀들을 한국이나 타주로 SAT 원정수강을 보내는 한인 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공동회장은 “미국 대학 진학 준비 과정이 SAT가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것도 아닌데 SAT 고득점만을 노린 원정 수강이 편향된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은 물론 SAT 고득점 위주의 공부가 나중에 대학에 진학해서도 부작용을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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