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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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인스펙션/ 개미들의 습성

2015-07-0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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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일반적으로 개미는 장소에 관계없이 우리에게 가장 많이 목격되는 날카로운 톱니이빨과 날씬한 허리를 가진 곤충이다. 수십 마리의 군체부터 수백만 마리의 군체를 이루고 떼 지어 사는 개미는 협동심이 투철하고 일개미, 병정개미, 여왕개미로

구성된 엄격한 계급집단을 이루고 있다.


이 지구상에서 개미가 존재할 수 없는 곳은 어디일까. 대부분의 생태계에서 번식하는 개미가 유일하게 존재하지 않는 곳은 동토의 세계 남극 대륙이나 저 멀리 떨어져 이름도 없이 존재하는 바다위의 황량한 섬뿐이다. 대부분의 개미는 잡식성이나 때로는 초식, 포식 혹은 죽은 동물사체까지 먹어 치우는 대단한 먹성을 보이기도 한다.

지구상에서 개미들이 가장 많이 존재하는 곳은 열대성 기후를 보이는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이며 비교적 날씨가 선선한 유럽에는 아주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크기는 좁쌀만 한 개미에서 1cm가 넘는 개미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크기를 보이고 있으며 대부분의 개미는 검정색 아니면 붉은색, 갈색을 띠고 있다.

자연세계에서 개미는 해충을 억제하고 토양을 섞어주고 개미와 애벌레가 식용으로 쓰이는 등 유익한 면이 있기는 하나 때로는 농작물을 훼손하거나 집이나 건물에 침입하여 인간과 갈등을 야기 시키는 곤충이기도 하다.

요즘 날씨가 덥고 습해지면서 간혹 집안에 침투한 개미를 보고 혹 주택 나무구조물에 치명적인피해를 입히는 터마이트가 아닌가 하는 걱정스런 문의도 더러 있기는 하나 드러내놓고 부엌이나 마루에서 활보하고 다니는 개미는 먹이를 찾아 침투한 그저 흔한 개미일 뿐 터마이트는 아니다. 터마이트(일명 흰개미)는 음식 찌꺼기를 먹는 곤충이 아니라 나무를 먹고 사는 곤충이고 눈이 퇴화되어 있어 절대 외부로 그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진흙관을 통해 아니면 나무속과 땅속 이동하며 은밀하게 살아가는 특성을 가진 곤충이기 때문이다.

집안에서 버젓이 활보하고 다니는 개미를 달가워하는 사람은 없다. 방어수단으로 사용하는 날카로운 턱이빨로 물기도 하고 찌르기도 하며 때로는 개미산 같은 화학 물질을 쏘거나 뿌리는 식으로 사람의 피부를 공격하기 때문이다. 특히 붉은 불개미는 독성이 있어 물릴 경우 상당한 고통을 물론 피부가 부어오르기도 한다.

간혹 눈에 띠는 개미 중에는 개미과이면서 나무에 피해를 입히는 목수개미가 있기는 하나 목수개미는 외부활동을 하면서 나무구조물에 구멍을 내어 알을 낳고 사는 습성이 있을 뿐, 나무를 먹어치우지는 않는다. 목수개미는 나무에 구명을 내기 때문에 해충으로 분류되고 있기는 하나 터마이트에 비해 피해규모는 대체로 적고 일반개미 방제방법을 통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개미는 먹이를 찾아 집안으로 침투한다. 특히 단음식을 선호한다. 그래서 길가에 떨어져 있는 사탕 혹은 집안의 단음식 주변에 개미들이 떼거리로 몰려든다. 개미는 냄새로 말한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곤충과 마찬가지로 긴 더듬이를 이용하여 냄새를 맡고 음식을 찾아간다.


좀 더 과학적으로 말한다면 개미의 배 끝에 있는 외분비 샘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을 통한 일종의 화학언어로 먹이로부터 개미집까지 냄새 길을 만들어 다른 동료개미가 그 음식이 있는 곳으로 다시 갈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에 여타 개미들이 줄을 지어 동일한 음식으로 향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따라서 오가는 통로를 깨끗이 닦아내면 그 냄새 길을 따라 오던 개미들은 길을 잃고 더듬이를 요란하게 움직이며 이리저리 방황하게 된다. 당연히 해당 음식을 치워버린다면 이동의 대상이 없어져 역시 이리저리 흩어지거나 오던 길로 되돌아간다.
개미문제를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은 집안에 있는 음식물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특히 부엌이나 마루에 떨어져 있는 음식부스러기, 음식물이 떨어진 자리, 음료수를 쏟은 자리를 깨끗하게 청소하여야 한다. 아울러 문틈이나 창문 틈을 잘 막아주는 것 또한 큰 도움이 된다.

화학적 개미방제는 대체로 한번으로 방제되지 않고 반복적인 방제를 필요로 한다. 분무식 살충제는 냄새가 나고 실내 공기 중에 살충성분이 떠돌아다닐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근래에는 아예 새끼를 낳는 여왕개미를 제거함으로서 방제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약물미끼먹이를 여기저기 개미길목에 놓아 이 미끼를 서식처로 가지고간 개미와 여왕개미가 나누어 먹고 죽기 때문에 근본적 박멸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세계에서 개미의 천적으로는 개미귀신이 있다. 명주잠자리의 애벌레인 개미귀신은 모래밭에 개미지옥이라고 불리는 고깔 모양의 함정을 만들어 함정에 빠진 개미를 땅속으로 끌고 들어가거나 낙엽 등 아래에 숨어 있다가 지나가는 개미를 잡은 후 체액을 빨아먹어 궁극적으로 개미를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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