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중심 ‘당혹.우려’속 ‘다양성 존중’의견도
2015-06-29 (월)
목회자들 반대 입장 고수 대응방안 고심
젊은층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
연방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 소식이 알려지자 한인사회에서 엇갈린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대체로 당혹스럽다는 의견들이 많았으나 성적 소수자들도 법 앞에 평등한 권리를 갖게 되는 이번 판결에 환영하는 한인들도 적지 않았다. 동성애 합법화에 가장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한인 종교계는 동성애 및 동성결혼을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마땅한 대응방안이 없다며 한탄했다.
26일 연방 법원의 결정이 내려진 후<본보 6월27일자 A1면과 15면 보도> 28일 첫 예배를 가졌던 한인 교회 목사들은 성경에 위배되는 동성 결혼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플러싱에 있는 교회의 최 모 목사는 "대부분의 한국 교회는 동성결혼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한인 목사들이 동성 결혼 반대 집회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진 연방상원의원에게 모두 청원서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인교회 담임인 이모 목사는 내년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후보를 뽑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내려진 대법원의 결정에 종교계가 실제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며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기독교 신앙을 보호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년층 한인들은 동성 결혼에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내며 우려감을 표명했다.
연방 대법원의 결정이 내려지기 한 달전부터 동성 결혼에 반대한다면서 본보에 결과를 물었던 60대 한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정해진 성을 가지고 태어났으면 그 성을 따라야 한다"며 "동성애도 이해가 안 가는데 동성간의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반면, 좀 더 개방적인 사고를 가진 젊은 층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는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라며 지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30대 남성 황모씨는 “다양한 종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듯이 성에 대해 다른 취향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며 "동성애를 전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적 소수자들도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합법적으로 결혼을 할 권리를 갖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한인들에게는 동성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30대 여성 김모씨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미국 사회라고는 하지만 정작 내 자녀가 나중에 동성애자로 자라 결혼을 한다고 하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다"며 "동성결혼을 제도적으로 허용해서 혹시라도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동성애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김소영 기자> 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