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여성 상대 ‘묻지마 폭행’잇달아 한인여성들 공포
맨하탄 의류도매상에 근무하는 20대 후반의 직장인 이 모 씨는 요즘 길을 가다가도 몇 번씩 뒤를 돌아보곤 한다.
요즘 들어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여성들에 대한 ‘묻지마 폭행’이 줄을 이으면서 혹시라도 불시에 괴한이 공격을 해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이씨는 “아시안 여성을 타깃으로 한 묻지마 폭행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제 남의 길 같지 않게 느껴진다”면서 “길을 걷다 옷깃이 스치는 느낌만 들어도 덜컥 겁이 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개월 새 뉴욕일원에서 발생한 아시안 여성 상대 폭행 사건만 10여 건에 이르고 있다.
23일 대낮 맨하탄 브라이언트 팍 입구 인근에서 한국인 여성 관광객을 대상으로 일어난 묻지마 칼부림 사건<본보 6월24일자 A1면>은 물론 이달 초부터 맨하탄 일대에서 연쇄적으로 아시안 여성들만 골라 둔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사건으로 인해 뉴욕시를 발칵 뒤집어 놨다.
4명의 아시안 여성을 공격했던 이 남성은 결국 이주 초 브루클린의 한 아파트 지하에서 자살한 채 발견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에는 역시 대낮에 남자 친구와 맨하탄 길을 가던 30대 한인 여성이 느닷없이 한 남성의 망치 공격을 받고 뒷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이번 묻지마 폭행 사건들의 공통점은 모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대낮에 시내 한복판에서 아시안 여성들을 대상으로 발생했다는 점과 뒤에서 갑자기 공격해 피해자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당했다는 점이다.
퀸즈북부순찰대(PBQN) 대민담당 박희진 경관은 "묻지마 폭행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갑자기 벌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예방은 어렵다"며 "길을 건널 때 차가 오는지 살피듯이 길거리를 가거나 공원에 앉아 있을 때 주위에 이상한 눈초리를 보내거나 이상 행동을 보이는 사람이 없는지 늘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김소영 기자> 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