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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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방학!’ ‘또 방학…’

2015-06-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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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들 관리·학원비에 한숨

▶ 메르스 여파로 한국 보내기도 주저

초등학교 3학년생 아들과 5학년 딸아이를 둔 줄리 김씨는 당장 내달부터 점심시간을 희생해야만 한다. 점심시간을 쪼개 오전 학원수업을 마친 아이들을 픽업해 전업 주부인 언니네 집에 데려다 줘야 하기 때문이다.

맞벌이를 하는 김씨 부부는 “아이들은 방학이 시작된다고 좋아하지만 우리 같은 맞벌이 부부에게는 방학이 반갑지만은 않다”며 “하루 종일 학원에 맡길 형편이 못돼 어쩔 수 없이 반나절 동안만 학원에 보내야 되다보니 정상적인 하루 일과가 만만치가 않다”며 넋두리를 했다.

뉴욕 일원 각급 학교들이 이번 주부터 차례로 여름방학에 돌입하고 있는 가운데 방학기가 자녀 관리 문제로 한숨짓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은 데이케어 센터에 맡겨야 하는 스트레스에, 그렇지 않은 고학년생 부모들 경우엔 감당하기 힘든 사교육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

게다가 파트타임 일자리가 절대 부족한 요즘 대학생 자녀들까지 집안에서 빈둥거리는 바람에 대학 진학과 동시에 해방감을 느꼈던 학부모들에게 신종 스트레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더구나 각 시정부나 교육구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여름 학기 수업과 프로그램을 축소하면서 금전적 부담도 더욱 커진 상태다.

실제로 데이케어 센터 가격은 자녀 1인당 월 평균 600~800달러가 기본이고, 8주 코스의 섬머스쿨 특강 프로그램은 보통 2,000달러를 훌쩍 넘고 있다. 10학년생 딸을 둔 제니퍼 최씨는 “요즘 같은 불황에 목돈이 들어는 여름방학 특강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면서 “그래도 다른 아이에 뒤질세라 빚을 내서라도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한인 학부모들은 이같은 고민의 해결책으로 자녀들의 한국행도 생각하지만 올해는 한국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하는 탓에 선뜻 보내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맨하탄에서 부인과 함께 그로서리 가게를 경영하는 박(43)씨는 “지난해 여름방학때는 아이들이 한국 외갓집에 가는 바람에 편하게 가게를 운영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메르스 때문에 보내지 않기로 했다”면서 “올 방학에는 와이프가 집에서 애들을 돌봐야 하는 관계로 종업원 한명을 더 고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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