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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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인스펙션 : 터마이트와 목수개미의 관계

2015-06-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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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요즘처럼 날씨가 따뜻하고 습한 날에는 개미들이 많이 출몰하기 시작한다. 집밖에서 오가는 개미는 둘째 치고 집안에 침투해서 버젓이 활보하는 개미들도 많이 목격된다. 좁쌀만 한 개미에서부터 거의 ½ 인치나 되는 거대한 개미들이 집안에서 활보하고 다니면 당연히 기분 나쁘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개미와 여치 이야기는 고사하고 혹 터마이트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터마이트는 개밋과와 다른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엄연히 개미가 아닌데도 흰개미(White Ants)로 불리고 있다. 개미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본래 터마이트는 바퀴벌레 과에 가까운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그 몸체를 살펴보면 확연히 구분이 된다. 터마이트는 가슴과 배의 구분이 거의 없이 바퀴벌레처럼 절구통 모양의 허리를 가지고 있으나 일반개미들은 가슴과 배가 글자 그대로 날씬한 허리로 연결되어 있다.

간혹 봄, 가을에 눈에 띄는 날개 달린 터마이트(Swarmers)는 날개달린 개미(Winged Ants)의 날개모양과 쉽게 구별된다. 터마이트 날개는 안쪽, 바깥쪽 날개의 길이가 동일하고 몸체보다 2배정도 더 긴 타원형 날개를 가지고 있다. 일반개미의 날개는 바깥쪽 날개가 안쪽날개보다 길고 삼각형모양을 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날개길이 또한 몸체길이보다 약간 긴 편이다.

터마이트는 크게 일개미와 병정개미, 여왕개미로 구성돼 있는데 실질적으로 나무구조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주택에 피해를 입히는 존재다. 일개미(보통 흰개미로 불리고 있음)로 목질에 있는 셀룰로스를 스스로 분해할 수 없으므로 소화기관에 공생하고 있는 미생물이 생성한 셀룰로스 분해기능에 의하여 영양분을 얻고 이 영양분이 병정개미와 여왕개미에게 공급되는 가족구조로 되어 있다.

흰개미는 비교적 고온에 강한 생물이나, 보통 화씨 90도 이상의 온도에서는 내장에 있는 미생물이 죽게 되므로 더운 여름철에는 시원한 곳을 찾아 지하로 이동한다. 따라서 무더운 여름에 활보하고 다니는 개미들은 대체로 일반 집개미로 볼 수 있으며 터마이트가 활동하는 기간에는 일개미와 여왕개미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병정개미와의 처절한 싸움을 통해 터마이트를 잡아먹는 천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주택의 나무구조물에 피해를 입히는 목수개미(Carpenter Ants)가 있다. 목수개미는 나무에 구멍을 파고 집을 짓고 알을 낳기 때문에 목수개미라 불린다. 실상 일반개미와 생김새가 같기 때문에 확대경이나 현미경을 이용해야 그 구분이 가능할 정도다.

목수개미는 왕개미 과에 속하는 개미다. 왕개미 과에 속하기는 하나 그 크기는 1/4인치에서 1/2인치까지 다양한 편이다. 터마이트와 마찬가지로 대체로 이른 봄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주로 습한 나무를 선호한다. 그래서 집 뒤뜰에 있는 고목나무나 왕왕 실내의 화장실벽 뒷면이나 싱크대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이동용 진흙관(Mud Tube)과 나무속만 파먹으며 돌아다니며 꼭꼭 숨어 지내는 터마이트와는 달리 목수개미는 외부에 그 존재를 드러내고 활보하고 다니고 나무에 구멍을 파고 집을 지을 때 생긴 나무가루가 마치 개미들이 땅을 팔 때 생긴 모래무덤처럼 구멍 판 나무의 바닥에 쌓여있는 것을 눈으로 목격할 수 있어 피해나무 확인과 아울러 집안에 목수개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일반개미와 목수개미의 구분은 까다로운 편이다. 보통 확대경 내지는 현미경을 통해서 구별할 수 있는데 이 또한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한다. 목수개미의 등은 편평하고 매끈한 편이다. 반면 일반개미의 등은 마치 물결처럼 울퉁불퉁하게 층을 지고 있다.

좀 더 구체적인 구분이 가능한 곳은 허리다. 허리에 마치 피라미드처럼 돌출된 혹(Node)을 하나 가지고 있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평평한 등과 혹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 비로소 목수개미로 판정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일반개미도 때로는 하나 혹은 두개의 혹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앞서 언급한 대로 등의 모양, 울퉁불퉁한가 아니면 미끈한가의 모양을 통해 최종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터마이트에 의한 피해와 목수개미에 의한 피해는 그 모양이 비교가 된다. 피해나무의 단면을 보면 터마이트에 의한 피해는 무질서 하고 파먹은 자리에 마치 먼지가 잔뜩 끼어 있는 듯하나 목수개미에 의해 파진 구멍은 말끔하고 그 구멍의 단면이 마치 긴 지렁이 모양을 하고 있다.

터마이트 방제와 달리 목수개미의 완벽한 방제는 실상 어렵다. 일반개미와 마찬가지로 방제 후에도 수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수시로 방제를 하게 되는데 심한 경우 방제회사를 통한 방제작업이 필수적이며 때로는 일반가게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개미제거용 스프레이나 방제용 미끼를 이용해 박멸내지는 개체를 서서히 소멸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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