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문대 거짓합격 파문 친구들이 말하는 ‘이상 행각’
“수학경시대회 선발됐다”첫 시작
합격 안 믿자 페북에 위조 통지서
교수 이름으로 합격 이메일 보내
하버드와 스탠포드 대학에 동시 입학했다는 한인 천재 수학소녀 김정윤(영어명 새라 김)양의 스토리가 사실이 아니라고 두 대학 측이 밝히고 나서면서 충격파가 일고 있는 가운데(본보 10일자 보도) 김양의 동급생들 사이에서 김양이 지난해부터 수학경시대회 선발 여부에서부터 하버드와 프린스턴 대학 합격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거짓말 행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하버드대 교수 명의로 학생들에게 보내진 이메일도 김양이 위조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양이 재학하고 있는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소재 명문 매그닛 스쿨인 토머스 제퍼슨 과학고등학교(이하 TJ 과학고)의 한 학생이 인터넷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인 ‘레딧 닷컴’에 올린 글이 동급생의 눈으로 본 지난 1년여 간의 김양의 행적을 구체적으로 적고 있어 사실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자신을 TJ 고교 학생이라고 밝힌 ‘AZNNERDERD’라는 아이디의 이 학생은 이 글에서 김양을 직접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학교에 하버드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여학생이 있다”며 김양이 내세웠던 하버드 및 프린스턴 입학 관련 주장들을 둘러싸고 자신이 듣고 본 경과를 나름 구체적으로 적었다.
이 학생은 김양이 지난해 국제 수준의 수학경시대회를 위한 참가팀에 선발된 것처럼 행동하면서 김양의 거짓말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 학생은 이어 대학지원 시즌이 돼 하버드대 조기전형에 지원한 김양이 이후 하버드에 합격했다고 주장했으나 주변에서 잘 믿지 않자 집에서 위조한 합격 통지서를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후 정규 전형에서 하버드에 합격한 또 다른 TJ고교 학생이 하버드대 입학사정 인터뷰 디렉터인 자신의 부모에게 확인한 결과 김양이 하버드에 합격한 사실이 없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양은 대학들의 정규 합격발표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3월 말께에는 자신이 스탠포드대에 합격했다고 밝혀 주변에서는 이를 믿지 않았지만 김양이 하버드대와 스탠포드대 합격생들이 모이는 행사에 나타나 사진을 찍는 등 마치 합격생처럼 행동했다고 전했다.
이 학생에 따르면 또 다른 동급생의 엄마가 다른 학부모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김양의 하버드 입학이 거짓말이라고 지적한 뒤, 김양이 하버드 교수의 이름으로 그녀의 합격 사실을 확인하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학생들에게 보냈으나 이메일 주소가 하버드 공식 이메일이 아니어서 의심을 샀고, 이에 일부 학생들이 해당 하버드 교수에게 직접 문의를 해 이 같은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없다는 답을 받기도 했다며, 이후 김양과 어머니가 학교에 불려가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번 사태가 영재들만 다닌다는 명문 TJ 과학고에 다니는 김양이 주위의 기대에 대한 압박감에 못 이겨 대학 합격통지서를 조작하고 관련 이메일도 상황에 맞게끔 지어내는 등 자작극으로 부모에게도 거짓말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 "큰 물의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모든 분께 사과"
김정윤양 부친"모든 것이 다 제 잘못…"
하버드 대학과 스탠퍼드 대학의 동시 입학을 주장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본보 6월11일자 A3면> 토머스제퍼슨 과학고등학교 3학년 김정윤양의 부친 김정욱씨는 11일 "큰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관련된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씨는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이번 사태는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아이가 얼마나 아프고 힘든 상태였는지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점, 오히려 아빠인 제가 아이의 아픔을 부추기고 더 크게 만든 점을 마음속 깊이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앞으로 가족 모두 아이를 잘 치료하고 돌보는데 전력하면서 조용히 살아가겠다”면서 “상황파악이 끝나지 않아 일일이 설명드리지 못하는 점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이와 가족이 더 이상의 상처없이 치유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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