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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S 공공보건부 트레이시 덴홈 프로그램 디렉터

2015-06-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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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특집/ 한인 차세대 리더들

▶ “보험 없다고 무료진료 혜택 놓치면 안 되죠”

“공공보건 문제는 여성, 독거노인, 저소득 층 주민 등 소외계층에게는 삶의 질 또는 가치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이들 모두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한인사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뉴욕한인봉사센터(KCS) 공공보건부 여성건강 및 고혈압예방 프로그램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트레이시 덴홈(한국명 박규연·30·사진).

뉴욕주립대학 퍼체이스 칼리지에서 예술, 디자인을 전공한 트레이시는 롱아일랜드 대학교에서 유아 미술교육 석사과정을 마친 뒤 몇 년간 교사로 일했다. 지난 2013년부터 KCS 공공보건부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트레이시는 "하루하루 보람으로 가득 찬 날들을 보내고 있다"며 현재의 생활에 큰 만족감을 표했다.


트레이시는 “어린 시절 한국 사람이 별로 없는 지역에서 성장하며 우리 가족, 친척에 대한 친밀도가 강했는데 이는 한인에 대한 막연한 애착으로 발전하게 됐다”며 “한인사회에서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KCS를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트레이시가 하는 일은 주로 뉴욕일원에서 보험이 없어 제대로 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한인들에게 다양한 검진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무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각 의료봉사 기관과 연결시켜 주는 것이다.

그녀는 “무보험자들을 위한 검진 및 예방 프로그램들은 어떤 사회사업보다도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생사와 직결된 일임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다는 이유로 병원진료 자체를 꺼리는 한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뉴욕에 건너온 19세 여고생이 KCS 공공보건부가 제공한 무료 검진행사를 통해 악성 유방 종양을 발견했다.

트레이시는 “이 여고생은 뉴욕에 온지 두 달 만에 가슴에 큰 통증을 느끼며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나 어려운 형편으로 병원에 갈 생각은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며 ”결국 부모의 연락을 받고 검진을 실시한 결과 단 1%만 찾아볼 수 있는 희귀성 악성 종양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직감한 트레이시는 KCS 공공보건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던 여성 유방암 환자 치료를 위한 비영리단체 ‘BTTF’에 연락해 이 학생의 무료 수술을 성사시켰다.

트레이시는 "사실 이 같은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며 "다시 말하면 현재 한인사회 내에서 간단한 의료 검진조차 받을 수 없어 스스로를 위태로운 상황에 빠트리는 안타까운 사연이 부지기수로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레이시는 "10년 뒤의 한인 커뮤니티는 비단 일부 부유한 계층뿐만 아니라 소외된 계층 한 명 한 명의 삶의 가치도 함께 높아질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트레이시는 "KCS와 같은 사회봉사 기간은 사회계층에 관계없는 평등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역설적으로 이 같은 봉사기관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바로 나의 궁극의 목표이다"라고 말했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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