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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걱정’ 잠 못 이루는 학부모들

2015-06-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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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신입생 등록 앞두고…그랜트는 고사 융자까지 막혀 한숨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고교를 졸업한 딸이 뉴저지주립대를 마다하고 뉴욕대(NYU) 입학을 선택한 이후 전전긍긍이다. 당장 첫해 학비와 기숙비가 6만 달러를 훌쩍 넘어선는데 학교에서 받는 재정보조 패키지는 1만달러가 약간 넘어 나머지 5만 달러에 달하는 학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아득하기만 하다. 월급쟁이인 부부의 연 소득이 11만달러 정도라 학자금 그랜트보조는 꿈도 꿀 수 없다. 박씨는 “정말 뾰족한 방법이 없어 마음이 무겁다”며 한숨을 쉬었다.

#아들이 뉴욕주립대계열인 빙햄튼에 진학을 결정한 퀸즈의 우드사이드의 이모씨는 학비 걱정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었으나 그게 아니었다. 알고 보니 등록금과 거주비 등을 합친 1년 학비가 2만3,000달러나 됐다. 지난해 연소득이 6만달러 정도였던 김씨의 경우 펠그랜트 등 무상 보조를 받을 수 있는 저소득 수준에는 해당되지 않아 아무리 학자금 융자를 한다고 해도 7,000달러는 현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씨는 “저보다 수입이 많은 사람도 저소득층처럼 학비 보조금까지 받는다는데, 수입이 그대로 드러나는 나 같은 월급쟁이는 빠듯한 살림에 목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학 합격 발표가 끝나고 고교 졸업시즌이 끝나가는 요즘, 올 가을대학 진학을 앞둔 자녀가 있는 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학 진학에 대한 기쁨과 대견함도 잠시, 상당수 한인 부모들이 학비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 일쑤다. 특히 저소득층 학자금 보조 대상에도 들지 않고 그렇다고 수만 달러의 학비를 직접 감당할 만큼 부유하지도 않은 어중간한 처지의 중산층의 학부모들의 시름은 더욱 크다.


학자금 전문가들에 따르면 연소득이 7만~12만 달러 수준인 중산층 가정의 경우 학자금 보조 규모를 결정하는 연방 학생보조 신청서(FAFSA)에 따른 부모가 직접 부담해야 할 금액이 1만~3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경기침체로 최근 대학들이 재정난을 겪으면서 자체 장학금 기회를 줄이는 등 긴축을 하고 있는 상황도 학부모들의 학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비 부담에 고민하는 중산층 가정의 경우 ▲학교 재정보조 담당부서를 찾아가 보조가 필요한 상황임을 확실하게 알리고 ▲작은 액수라도 될 수 있으면 많이 장학금을 찾아 신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학자금 컨설팅 관계자는 “대학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입학한 학생이 돈이 없어서 학업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을 방관하지는 않는다”며 “일단 입학한 뒤 학교 장학금이나 다른 장학금을 딸 수 있도록 특히 첫 해 학점을 잘 따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이경하 기자>khrh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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