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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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프랜시스루이스 고교 11학년 이하랑 군

2015-06-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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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중심의 자동차 만들고 싶어”

멋 보다 자연친화.인체공학 디자인에 심취
미 최대 ‘스콜라스틱 미술공모전’ 입상 실력 발휘
최고 디자인학교 ‘ACCD’ 진학 목표 ‘구슬 땀’

“사람을 중시하는 자동차, 자연과 하나 되는 자동차를 꼭 디자인해보고 싶어요.”

퀸즈 프랜시스루이스 고등학교 11학년에 재학 중인 이하랑(미국명 조셉·17)군의 장래 희망은 세계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이 군이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손가락에 크레용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엉금엉금 기어 다니던 시절부터 줄곧 자동차 그림만 그려왔다. 스케치북에 모양새가 제대로 잡혀가는 자동차들이 늘기 시작하며 이군은 자연스레 미적 감각을 키워갔다. 곡선과 직선의 디테일과 색감의 조화를 고민하며 자신 만의 자동차 모델을 계속 발전시켜왔다.

“수많은 자동차를 그리면서 우리 가족들이 가장 편하게 탈수 있는 차를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단지 멋을 부리는 자동차 디자인보다는 결국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이 최고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이군은 지난해 겨울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생 예술 경연대회인 ‘스콜라스틱 미술공모전’에 그림을 출품해 당당히 입상했다. 이군은 당시 출품작에서 현대 첨단기술 문명의 상징인 스마트폰을 생명을 잃어가는 환자로 의인화하고 그 옆에 눈물을 흘리는 소년을 그려 넣어 급속도로 발전한 기술로 인해 인간성을 상실해 간다는 주제를 은유적으로 표현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특히 좋아하는 람보르기니, 파가니 등의 수퍼카 디자인을 펼쳐놓고 한참을 감상한다.

아름다운 유선형의 자동차를 바라보고 있으면 한없이 기분이 좋아진다는 이군은 "파가니의 수퍼카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외관을 갖고 있지만 특히 하늘 아래 어느 풍경과도 어우러지는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이 일품이다. 나 역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행복감을 선사하는 디자인을 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군의 재능이 비단 미술에서만 빛을 발하는 것은 아니다. 학업 성적 또한 준수하다. 특히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이다. 자동차 디자인의 영향 탓인지 도형의 구도와 기하학 등에 관심이 많다.

매 주말이면 교회에서 봉사활동도 열심이다. 일요일마다 교회를 찾아 노인들과 어린이들을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동안 성가대에서 활동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음악적 재능 또한 풍부하다. 교회 중고등부 밴드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해오다 지금은 드럼까지 맡고 있는 등 각종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있다. 가끔은 음악연주를 통해 얻은 영감을 그림에 담아 표현하기도 한다고.


곧 12학년에 접어들며 벌써부터 입시준비에 한창이다. 이군의 첫 번째 목표는 바로 캘리포니아 패사디나에 위치한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인 사관학교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ACCD) 스쿨에 진학하는 것이다.

“ACCD 출신중에 재능 있는 한인 디자이너들이 많아요. 세계적인 명차들을 탄생시키는 데 일조한 저의 롤 모델들이죠. 저도 꼭 이 학교에 진학해 한인의 긍지를 드높이는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이군은 아버지 이종태씨와 어머니 이귀연씨의 외동아들이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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