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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측 처음부터 ‘차압주택’ 가격 인하 않는다

2015-05-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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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물 매 21~31일마다 가격 인하 결정

▶ 바이어들 간 경쟁은 매물 가격만 높여

[차압매물]

대규모 차압사태가 대부분 해소되면서 차압매물거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래도 주택 시장 침체 여파가 심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차압매물이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 네바다, 애리주나주의 경우 여전히 차압 매물이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남가주에서는 샌버나디노 카운티를 중심으로 차압매물 등 급매물 비율이 다소 높은 편이다. 차압매물이 나올 때마다 투자자들이 낚아채던 과거와 달리 최근 차압 매물의 주요 구입자는 개인 투자자 또는 실수요 구입자들이다. 차압매물은 매물의 특성상 이미 일반 매물에 비해 할인가가 적용된 매물이다. 그러나 차압매물을 내놓은 은행의 판매전략을 파악하면 더 낮은 가격에도 구입할 기회가 높아진다.


■ 이제 막 나온 차압매물 헐값 오퍼 안 먹혀


이제 막 시장에 나온 매물에 헐값 오퍼를 제출하는 것은 좋은 구매전략이 아니다. 차압매물 구입 때도 마찬가지다. 차압매물을 최대한 빨리 처분하려는 것이 은행 측의 전략이지만 은행이 낮은 가격의 오퍼를 바로 수락하지는 않는다. 은행 측은 차압매물 처분을 위해 매물을 내놓기 전 나름대로의 판매전략을 세운다.

매물판매를 담당하는 자산관리 업체나 부동산 중개업체에 시기별 가격 인하 방침을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처음부터 무조건 가격 인하에 나서지 않는다. 매물이 팔리지 않고 시장에 대기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은행측의 가격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은행이 가격 인하를 실시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차압매물 비율이 높았던 라스베가스의 경우 은행들은 매물을 내놓은 뒤 90일까지는 큰 폭의 가격 인하 없이 시장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일반적이다.

버지니아 지역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일부 은행은 내놓은 매물 중 안 팔리는 매물은 매 21~31일마다 가격 인하를 결정한다. 가격 인하없이 시장에 나온 지 오래된 매물이 큰 폭의 가격 인하를 받아내기 좋은 매물이다.


■ 호가 너무 오르면 발 빼야

차압매물 처분 전략 중 가장 흔한 전략은 낮은 리스팅 가격 전략이다. 매물가격을 시세보다 매우 낮게 내놓은 뒤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이다. 결과는 바이어들 간의 치열한 구입 경쟁으로 이어지기 쉽다.

일반 바이어는 물론 경험이 있다는 전문 투자자들도 낮은 가격 전략에 쉽게 뛰어든다. 일단 구입 경쟁에 참여하게 되면 승부욕이 발동, 쉽게 발을 빼지 못한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야 할 차압매물을 제값 다 주고 구입하는 바이어가 허다하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낮은 가격에 나온 차압매물을 발견했다면 흥분을 가라앉히고 시세점검에 돌입한다. 일반매물을 포함, 주변의 정확한 시세를 확인하는 한편 본인의 구입 한도금액도 재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어들 간 경쟁 가격이 시세에 근접하거나 웃돌 경우 지체 없이 경쟁에서 빠져 나오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호가가 본인의 구입 한도를 넘어설 때도 냉정하게 구입을 포기해야 할 때다.


■ 주변 시세 점검, 대출 준비 등 ‘발품’

차압매물 구입 성공 비결은 부지런함이다.

차압매물을 좋은 가격에 낚아채려면 매물을 보기 전부터 사전 준비작업이 필요하다.

차압 매물은 가격이 낮은 이유로 여러 명의 바이어가 몰려 구입 경쟁이 흔한 매물이다. 경쟁 바이어들이 몰리기 전에 오퍼를 제출해 셀러측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야 경쟁을 피해 구입할 수 있다. 대출 은행 측으로부터 미리 융자 사전승인서를 받아 놓은 뒤 지역 시세 점검작업을 실시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작업은 주변환경을 점검하는 것으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주택 구입을 원하는 지역을 미리 돌아보며 학군과 편의시설 등을 확인하고 본인에게 적합한 지역인지 알아보는 작업이 중요하다. 그래야 낮은 가격의 매물만 쫓아다니는 실수를 막을 수 있다.


■ 현금 보유 비율 높을 수록 유리

차압 매물 시장에서는 돈이 돈을 번다. 현금 구매오퍼가 은행의 수락을 받는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높은 폭의 가격인하를 받아낸다.

현금 구매 오퍼의 가장 큰 장점은 주택 거래 때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여러 위험이 낮다는 것.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은행이 선뜻 가격을 낮춰주는 이유다. 모기지 대출조건의 오퍼에 비해 주택 거래기간이 짧고 대출 거절의 위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셀러 측에게 유리한 오퍼다.

일부 차압매물 구입자들은 매우 좋은 조건으로 나온 차압매물을 더 유리한 조건에 구입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현금을 마련한다. 친척이나 친구 등으로부터 현금을 빌려 현금 구매 오퍼 제출에 나선다. 일단 좋은 조건으로 차압매물을 구입한 뒤 담보대출 등을 통해 빌린 돈을 갚을 수 있다.


■ 간결한 오퍼 작성

은행도 일반 셀러와 마찬가지로 간결한 주택거래를 선호한다. 여러 조건이 붙은 오퍼보다는 간결한 조건의 오퍼를 선호하는 경향이 오히려 더 뚜렷하다. 저렴한 가격이 주택 구입 때 가장 큰 목표라면 일부 조건을 간결하게 작성해야 차압매물 구입이 수월해진다.

대부분의 차압매물이 현재 상태대로 매매되는 조건이 달린 만큼 수리 등을 요구하면 수락확률이 낮아진다. 현금 구매가 불가능하면 계약금과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최대한 높여야 수락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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