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열차 탈선 직전 속도 급상승…기관사 집중수사
열차 탈선 사고 현장에서 NTSB 요원들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필라델피아에서 탈선한 열차가 탈선 직전 갑자기 속도를 높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번 사고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기관사의 과실이나 고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14일 탈선 65초 전까지 시속 112㎞로 달리던 열차가 16초 전에는 시속 161㎞까지 속도를 높였고, 탈선 직전에는 시속 170㎞에 달했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NTSB의 로버트 섬월트 조사관은 사고 열차에 달린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사고 지점의 열차 선로와 신호 체계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섬월트는 열차가 속도를 높인 원인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며, 사고열차의 기관사 브랜턴 보스티언이 며칠 내로 조사에 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고열차가 규정속도(시속 80㎞)의 두배가 넘는 속도로 달리다 탈선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기관사 보스티언은 사고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며 입을 다물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따라서 당국은 보스티언이 과실 또는 고의로 이번 사고를 냈는지를 집중 수사한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보스티언은 사고 직후 경찰에 자신의 혈액 샘플과 휴대전화기를 자진 제출했으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않았다. <본보 5월15일자 A1면>
NTSB는 현재로서는 기관사의 조작으로 열차가 과속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보스티언이 뇌진탕에서 회복되는 대로 가급적 이른 시일에 그를 면담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도 보스티언의 고향, 학교는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이웃들의 전언까지 무차별 보도하면서 그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 집중 조명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열차 회사인 앰트랙(Amtrak)은 이번 사고 지점에 연말까지 과속 열차의 속도를 자동으로 줄여주는 제어시스템인 PTC(positive train control)를 설치해 동북부 노선 전체에 대한 PTC 구축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출근을 위해 이 열차에 탑승했던 앰트랙 직원 브루스 필립스는 자신의 부상에 대해 배상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최초로 소송을 내 이번 사고를 둘러싼 법정 공방의 물꼬를 텄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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