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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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지속·소변 통증… “괜찮겠지” 큰 병 부른다

2015-05-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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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중 이유없이 급감 건강의 위험신호

▶ 65세 이하 하루에 술 2잔 적당

[간과하기 쉬운 남성 암 증상]

여성에 비해 남성은 건강에 무심한 편이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는 이미 병 상태가 많이 진행된 경우도 많다. LA 한인타운의 한 의사는 “40대, 50대 한인 남성 중에는 바쁜 이민생활 속에서 병원을 가지 않다가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이 됐을 때 증상이 나타나 의사를 찾았을 때는 이미 암 말기나 혹은 증상이 심한 경우가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찍 검사를 해봤거나 혹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무시하지 않았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들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남자들이 간과하면 안 되는 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들과 남성을 위한 건강 팁을 정리했다.



# 대변이나 소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거나 배변습관에 변화가 생긴다면…

방광암, 신장암, 대장암 등이 의심된다. 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면 의사를 찾아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물론 암이 아닌 치질 혹은 소변의 피는 요로 감염증일 수도 있다. 대장 용종(polyp)이 큰 경우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대장 용종은 대개 대장암 검사를 하다가 발견되는 경우가 더 많지만, 혈변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대장 용종은 암 발전 가능성이 있는 종양성 용종과 암 발전 가능성이 없는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뉜다.

특히 대장암은 미국에서 비교적 흔한 암에 속한다. 2014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폐암(15만9,260명)에 이어 사망률이 2번째(5만310명)로 높다. 걸릴 위험은 20명 중 1명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조사에 따르면 2012년 대장암 발병률 국가 순위에서 한국이 아시아권에서는 1위로 나타났다.

또 나이가 들어갈수록 대장암 위험이 높아진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혹은 담배를 피우거나, 비만인 경우 역시 위험요인들이다.

하지만 대장암 검사의 경우 장을 비워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내시경 검사를 꺼리는 한인들도 많다. 미국에서는 50세부터 검사할 것이 권고되고 있지만 50세 성인 미국인 중 3분의 1 이상이 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

또한 화장실 습관에 변화가 생기는 것도 무시하면 안 된다. 갑자기 화장실 사용을 너무 자주 하거나 혹은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낀다면, 방광암이나 혹은 전립선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밤중에 화장실 사용이 잦다거나 혹은 갑자기 요의를 느껴 화장실에 가야 하거나 혹은 요실금이 나타난다든지, 소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소변 줄기가 약하다면 전립선 비대증일 수도 있지만 전립선암 일 가능성도 있다.

전립선암은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사망자는 2만9,480명으로 집계된 바 있다. 미국에서는 7명 중 1명꼴의 위험률을 보인다. 50세부터 걸릴 위험이 증가하지만 대개는 65세 이후 발견된다.


변비나 설사 자체는 대체적으로 대장암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암이 진행된 경우는 변비나 혹은 설사 등 배변 습관에 변화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대변을 보고 나서도 잔변감이 심하다면, 복통이 있다면 의사를 찾아가 검사를 받도록 한다. 물론 대장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 고환에 변화가 있다면…

고환이 무겁고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크기에 변화가 있다면 그냥 두지 말고 의사를 찾아가 검사를 받는다. 물론 고환암은 한인에게 흔한 암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10만명 당 0.45명꼴로 보고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젊은 남성과 중년 남성에게 비교적 흔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암은 천천히 진행되는 느린 암이지만 고환암은 그렇지 않다.


# 림프절 변화가 눈에 띈다면…

림프절은 전신에 분포하는 면역기관의 일종이지만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부위에 많이 모여 있다. 특히 목이나 겨드랑이 림프절이 부어 있다면 면역기관이 감기나 혹은 인후염, 암 등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4주가 지나도 붓기가 낫지 않는다면 의사를 꼭 찾는다.


# 음식을 삼키기가 어렵거나 소화불량이 자주 나타난다면…

인후염(목감기) 등으로 가끔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물론 있다. 하지만 음식물 삼키기가 어려운 증상이 계속 지속되고 체중이 감소되거나 혹은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인후암 혹은 위암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위산 역류로 인해 목 뒤쪽에 타는 듯한 작열감을 자주 느끼거나 핫번(Heartburn) 같은 가슴 통증을 느낀다면 무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핫번 증상은 과식하거나 과음했을 때도 나타날 수 있다.


# 입술 변화

담배 피우는 습관을 끊지 못하고 있다면 구강암 위험이 높다. 입술이나 입안에 하얗거나 혹은 빨간 입병(염증)이 났는데 잘 낫지 않는다면 그냥 방치하지 않는다. 또한 턱 주위가 붓거나 감각이 없다거나 혹은 혀에도 염증이 생겼는데, 잘 낫지 않는다면 구강암일 가능성도 있다.

단순 콜드 소어(cold sore)나 아프타성 구내염은 큰 걱정할 필요가 없다.


# 만성기침 또는 목이 쉰 목소리

흡연자가 아니라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기침은 암이 아닐 가능성이 높고, 3~4주가 지나면 대개 만성적인 기침이라도 멎는다. 하지만 흡연자로 호흡을 쌕쌕거리거나, 쉰 목소리가 나타나거나, 혹은 기침에 피가 섞여 있거나 하는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의사를 찾는다. 기침은 폐암의 주요 증상 중 하나다. 비흡연자라고 해서 폐암 위험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침이 3~4주 이상 지속되고 멈추지 않는다면 비흡연자라도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도록 한다.


# 별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감소한다면…

다이어트나 운동도 별로 하지 않았는데도 바지 사이즈가 변하는 등 살이 빠졌다면 스트레스나 갑상선 문제일 수도 있지만, 별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10파운드나 체중이 감소됐다면 뭔가 정상은 아니다. 체중감소가 다 암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위암, 폐암, 췌장암, 식도암, 간암, 대장암 등의 징후일 수도 있다.


# 지속적인 피로, 계속되는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지속적으로 피곤하고 한 달이나 지나도 피로한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백혈병 증상일 가능성도 있으며 대장암이나 위암, 간암 때문일 수도 있다.

또한 허리 통증이나 두통에 계속 시달린다거나 혹은 복부 통증 또는 배가 아픈 것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의사를 찾아가 정확한 검진을 받도록 한다. 지속적인 통증 역시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계속되는 복통이나 메스꺼움이 지속되는 경우는 위궤양 때문일 수도 있지만 식도암이나 간암, 췌장암, 위암 때문일 수도 있다.

■ 남성 건강을 위한 조언

- 담배는 꼭 끊는다

담배 끊기가 어렵다면 주치의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담배는 폐암을 비롯해 방광암, 신장암, 구강암 등과 관련이 깊다. 간접흡연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 주치의를 정한다

중년의 나이가 되면 콜레스테롤, 혈압, 당뇨 등 수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가지 수치를 건강하게 유지하지 못하면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위험이 높다. 편하게 육체적·정신적 문제들을 모두 얘기할 수 있는 의사를 찾아 주치의를 정한다. 또한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아플 때뿐 아니라 필요한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 병을 예방하고, 몸의 변화나 증상은 무시하지 말고 주치의와 상담한다.


- 가족력을 체크해 둔다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 가족력에 대해서도 알아두고, 주치의와 상담한다. 직계 가족의 암 발병 나이는 암 예방을 위한 검사 시기를 정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한다

야식을 자주 하지는 않는지, 술자리를 핑계 삼아 과식을 자주 하지는 않는지 점검해 본다. 너무 고기 위주의 식단으로 평소 생활하는지도 살핀다. 과일과 채소, 통곡물 등을 먹고 생선은 일주일에 2회 섭취하며, 포화지방이 높은 기름진 육류는 제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너무 짜지 않게 먹는다.


- 체중을 건강하게 유지한다

배가 나오는 것을 중년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허리둘레가 40인치 이상이라면 당장 다이어트에 돌입한다. 체중을 건강하게 유지해야 심장질환이나 여러 암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 매일 운동을 한다

매일의 일과에 운동을 꼭 포함시킨다.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10분씩 나눠서 짬짬이 운동하면 하루 30분 운동 목표를 유지할 수 있다. 또 운동을 꾸준히 하면 적정체중 유지에 도움되며, 심장질환 및 뇌졸중 예방에 도움된다. 근력 운동에만 치중하지 말고 유산소 운동과 병행하며, 스트레칭도 좋다.


- 음주를 제한한다

오래 살고 싶다면 폭음하지 않는다. 65세 이하는 하루 2잔, 65세 이상은 하루 1잔이 적정선이다. 그러나 적정선일 뿐 매일 마셔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지나친 음주는 간암 위험을 높이며, 혈압도 올린다. 술을 너무 자주 찾는다면 혹시 우울증은 아닌지 살핀다. 남성이라고 해서 우울증의 위험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살 성공률이 여성보다 높아 남성 우울증은 더 치명적일 수 있다.


- 스트레스를 조절한다

스트레스는 면역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취미생활, 모임, 명상과 요가, 여행 등 건강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조절한다.


- 숙면을 취한다

적어도 하루 7시간 정도는 수면을 취한다. 수면 부족 역시 건강에 해가 된다.


- 성생활은 건강하게

운동하고, 균형 잡힌 식생활, 숙면 등을 취하면 건강한 성생활에도 도움된다. 스트레스를 조절하지 못하고 불면증, 지나친 음주, 담배 등을 지속하면 부부 성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 전립선 건강을 관리한다

나이가 들면 전립선 비대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소변문제가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가 검사를 받도록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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