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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추적 겁나” 미 시민권 반납, 한인 지난해 보다 2배 급증

2015-05-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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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세당국의 세금 추적을 피해 미 시민권을 반납하는 한인들이 갈수록 빠르게 늘고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연방국세청(IRS)이 8일 발표한 2015년 1/4분기 시민권 반납 명단 자료를 한인 추정 성씨와 이름으로 분류한 결과, 이 기간 49명의 한인들이 시민권을 반납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명과 비교하면 무려 2배가 넘는 수치이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올 1/4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한 미국 전체 국적포기자 1,355명 중 3.6%를 차지하는 것이다.


미국 전체인구 가운데 한인 인구 비율이 1% 미만 인 점을 감안할 경우 한인들의 국적 포기율은 상대적으로 타인종에 비해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한인들의 시민권 반납이 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지난해 7월부터 본격 시행된 한미간 해외금융계좌신고법(FATCA)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FACTA는 한국 등 해외금융 계좌에 5만 달러 이상을 예치해 둔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의 정보가 현지 금융기관을 통해 의무적으로 IRS에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만약에 신고하지 않을 경우 이자 소득의 최대 30%를 벌금으로 물어야 하고 고의적인 탈세로 판단되면 10만 달러 또는 미신고 금액의 50% 중 큰 금액을 벌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더구나 이번 FATCA 시행으로 은닉 재산의 적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장 관련 한인 납세자들의 발에 불똥이 떨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로 해외에 1만 달러 이상 예치해 둔 납세자들의 신고를 의무화하고 있는 해외계좌신고제(FBAR)를 어길 경우 벌금으로 계좌당 최소 1만 달러에서 최대 미신고 은행잔고 금액의 50%를 지불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케이스에 따라 심하면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한인 고액 자산가들이 세금 부담을 줄이려고 시민권 포기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뉴욕에서 태어난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도 지난해 개인 소득세 문제로 IRA(연방국세청)와 분쟁을 벌인 뒤 올해 초 미 시민권을 포기했으며, 브라질에서 태어난 페이스북 공동 창립자인 에두아르도 새버린도 2012년 미 시민권을 포기했다.<이경하 기자>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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