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티모어 폭동 이틀째...한인 리커스토어 전소
▶ 일부 한인업주 시위대에 맞아 중상 입기도
볼티모어에서 발생한 흑인 폭동으로 한인 업소 앞 방화로 전소된 승용차.
흑인 청년이 경찰에 구금된 뒤 사망한 사건과 관련, 흑인들의 규탄시위가 폭동 사태로 번지면서 한인 업소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7일에 이어 28일에도 오후 들어 폭력시위가 재개돼 한인들의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후 시 서부 몬다민몰 인근에서 경찰에 돌과 물병을 던지면서 시작된 폭력시위는 인근 상가와 몬다민몰 약탈로 이어졌고, 밤이 되면서 이 일대는 물론 시내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가 계속됐다. 이로 인해 한인업소 수십 곳이 약탈과 방화 피해를 봤으며 일부 상인은 시위대의 폭행으로 중상을 입었다.
한인상인들은 이날 오후 소요가 일어나기 전 대부분 가게 문을 닫고 철수해 인명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도시가 봉쇄될 정도로 볼티모어 시내의 폭동과 약탈이 심해지면서 리커 스토어, 그로서리 업소, 뷰티 서플라이 샵 등이 집중적인 피해를 봤다.
송기봉 MD한인식품주류협회(KAGRO) 회장은 28일 오후 현재 파악된 피해업소는 22곳이나, 연락이 닿지 않은 업소들을 포함할 경우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피해 업소들은 폭동이 시작된 몬다민몰 인근과 노스 애비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및 풀톤 애비뉴 등지에 집중됐다.
한인이 운영하는 파이어사이드 리커 등 노스 애비뉴 선상 2곳의 리커는 약탈 뒤 방화로 내부가 거의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고, 업타운 리커 등 2곳의 업주가 시위대의 폭행으로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또 거액의 현금을 탈취당한 리커 스토어도 있고, 뷰티 서플라이 한 곳도 전소됐다.
이튿날인 28일에는 오전에는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거리를 청소하며 상인들의 피해 복구를 돕는 등 평화스러운 분위기였으나 오후 들어 노스 애비뉴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서 다시 폭력시위가 시작됐다. 시위대들은 진압경찰을 향해 돌 등을 던지며 저항하고 있다.
시 서부와 인접한 볼티모어카운티에서는 십대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또 다른 궐기를 선동하고 있어 사태가 볼티모어 외곽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로 인해 시큐리티 스퀘어 몰을 비롯 연방사회보장국,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 등이 이날 문을 닫았고, 이 일대에 경찰이 긴급 배치됐다.
이 지역 상인들은 라이스터스타운 플라자 인근에서 상점 2곳이 약탈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에 체포된 지 일주일 만에 척추 손상으로 사망한 흑인 프레디 그레이(25)의 장례식이 거행되면서 그간 이어져 온 시위가 폭동으로 번진 폭력사태로 28일 오전 현재 청소년 34명을 포함 235명이 체포되고 15채의 건물과 144대의 차량이 방화의 피해를 본 것으로 볼티모어 시측은 집계했다. 또 경찰 20명이 폭동 진압 과정에서 부상했으며 이 가운데 6명은 중상이라고 시 경찰 측이 밝혔다.
래리 호건 주지사는 볼티모어 시에 비상사태와 통행금지령를 선포했으며 1,500여 명의 주방위군도 이 지역에 투입돼 시청과 경찰서 등 주요 관공서 주변을 에워쌌다.
인근 뉴저지 주 경찰병력 150명도 이날 볼티모어시로 급파된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공화)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메릴랜드 주의 요청에 따라 경찰병력을 급파해 72시간 주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시내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이날 휴교령이 내려졌으며 앞으로 일주일간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도 실시됐다. <박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