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누비며 거북이 연구할래요”
▶ 거북이 연구로 NJRSF.우승, 인텔 과학대회 출전
사진촬영 관심, 각종 아트.사진대회 우승 휩쓸어
4년장학생 고교입학 “돈 보다 즐기는 일 하고 싶어”
“세계 최고의 거북이 박사가 될 거에요.”
어릴 때부터 그저 거북이가 좋아서, 거북이를 키우고 관찰하다가 지금은 자타공인 거북이 박사로 불리는 한인 고교생이 있다.
뉴저지 버겐카톨릭고교 11학년에 재학 중인 윤형준(미국명 피터·사진)군은 지난 3월 럿거스 뉴저지주립대에서 개최된 ‘노스저지 사이언스 페어(NJRSF)’에서 거북이 연구로 우승을 차지하며 내달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서 개최되는 ‘2015 인텔 국제과학기술 경진대회(ISEF)’에 출전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5살 때부터 거북이를 키웠다는 윤군은 "좋아하는 색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냥 파란색이 좋아서 라고 답하듯 거북이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특별한 설명을 하기 어렵다"며 "어렸을 때부터 거북이를 여러 마리 키우며 관찰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고 전했다.
이민 온 후에도 지인들로부터 선물 받은 거북이 9마리를 키우고 있는 윤군은 처음에는 거북이 사진을 찍고 거북이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하던 것에서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대학생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거북이 관련 논문을 찾아가며 거북이에 대해 깊이 연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인텔 국제과학기술 경진대회에 함께 출전하는 이창원군과 함께 거북이 전문가인 호프스트라대학의 러셀 버크 교수에게 연락해 함께 현장 연구에 나서게 됐다.
윤 군은 "거북이는 주로 물속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관찰이 어렵지만 산란기인 여름 뉴저지나 롱아일랜드 연못이나 강가에 가면 거북이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며 "지난여름 하루 종일 물가에서 거북이를 조사하느라 온 몸이 진흙으로 뒤덮였지만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올 여름에는 뉴욕, 뉴저지 일원의 거북이들이 음성을 이용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장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윤군은 "얼마 전 남미의 거북이들이 사람들처럼 서로만의 약속된 소리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 도시 근처에 사는 뉴욕, 뉴저지 거북이들은 어떤지 호기심이 생겼다"며 "거북이에 대해 새로운 점을 배우게 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거북이 사진을 찍다가 전문적인 사진 작품에도 남다른 소질을 보이는 윤군은 혼자 인터넷 강의를 통해 익힌 사진 기술로 다양한 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얼굴 전체를 물감으로 채색한 후 촬영한 것으로 마치 유채화 작품과 같은 사진 작품은 지난 1월 뉴저지 노스저지 스칼라스틱 아트 경연대회와 지난 3월 뉴저지의 전문 사진가 클럽에서 개최한 대회에서 각각 골드키 어워드, 디렉터 어워드를 수상하며 전문가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지난해 7월 뉴욕의 게이트웨이 내셔널 파크에서 개최한 사진 대회에는 거북이 리서치를 하면서 찍은 사진들은 출품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학업에도 게을리 하지 않는 윤군은 버겐가톨릭고교에 우수한 입학시험 성적으로 4년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리서치와 학교 사진작가 활동, 멕시코 유카탄 봉사활동, 학교 재즈앙상블팀 단원 등으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생활을 하면서도 9학년~11학년까지 전 과목 A에 SAT 2350점을 획득할 정도라고.
윤군은 "돈을 잘 버는 직업을 택하기 보다는 진정으로 관심을 가지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앞으로 세계를 누비며 다른 나라 생물학자들과 함께 거북이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소영 기자>